산업 대기업

[CEO투데이―빙그레 정수용 사장] 고급유 신제품 개발 승부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5 05:18

수정 2014.11.07 12:14


“앞으로 아이스크림부문에서 벗어나 유음료 시장을 집중 공략, 오는 200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습니다.”

지난1일 빙그레의 대표이사에 취임,이제 막 1개월을 넘긴 정수용 사장(50·사진)은 “앞으로 시장전망이 좋은 고급우유제품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92년 빙그레와 첫 인연을 맺기전 기자·연구원 등을 지내며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제조업경험은 없지만 이같은 다양한 사회경험이 지금 최고경영자로서의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이후 서울압구정동 본사의 사무실을 떠나 지금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공장에 상근하고 있다.

정사장을 도농공장 사무실에서 만나 취임후 근황을 들어봤다.


―평소 경영자로써 경력이 이채롭다.

▲지난 75년 합동통신(현 연합통신)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으나 80년 언론사 통폐합과 함께 해직돼 산업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연구원으로 일했다.산업연구원 동경사무소 근무시절 다녔던 일본 히도쓰바시 대학에서 김호연 현 빙그레 회장을 만난 것이 인연이 돼 90년 한양유통 유통연구소장으로 입사하면서 ‘빙그레맨’이 됐다.오히려 경영자로써 다채로운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얼마전 취임일성으로 유음료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

▲시유(일반 우유)와 발효유(요구르트류)로 나뉘는 유음료는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다.빙그레는 발효유부문에서 ‘닥터캡슐’이라는 대표제품으로 전체 시판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그러나 시유부문에서는 ‘바나나우유’를 제외하면 특별한 제품이 없다.특히 최근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는 고급유 부문에는 내세울 만한 제품이 아예 없다.앞으로 시장전망이 좋은 고급유시장에 새 제품을 출시해 빙그레의 대표식품으로 키워나가겠다.

―지금 재계는 기업들의 구조조정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빙그레는 어떤가.

▲수익이 나지않는 ‘초코지오’와 ‘썬메리 베이커리’ 등 제과 및 제빵사업부문은 매각할 계획이다.그러나 초코지오는 해외 제휴선에 매년 지불하던 로열티(20만달러)가 올해로 계약이 만료돼 앞으로 사업성은 좋은 편이다.또 매각설이 나도는 대형 유통업체의 인스토어 베이커리로 출범한 썬메리 베이커리는 한화유통내에서 제법 비중있는 사업으로 자리잡았다.현재로서는 사업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

―한때 빙그레하면 아이스크림제품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지금 소비자 머릿속에 금방 떠오르는 대표제품이 없는것 같다.

▲가공식품류가 다양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진 것 같다.그러나 빙그레가 생산하는 제품들은 각 부문에서 손꼽히는 히트상품이다.매출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스크림 부문에는 올 여름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한 ‘더위사냥’과 ‘엔쵸’ 등이 유명하다.
유음료부문에는 부동의 히트상품 ‘바나나우유’가 있다.또 국내 최초의 호상(떠 먹는)요구르트인 ‘요플레’도 해당부문 최고의 판매를 보이고 있으며 라면부문에서는 ‘매운콩’과 ‘뉴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8년 한화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후 독립경영에 애로는 없는가.한때 형제사이에 불편한 감정도 있었는데.

▲독립경영 첫해인 지난해 176억원의 경상이익을 냈다.올해는 약 140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부채비율은 98년 분리 당시 360%에서 올해 180%로 낮아졌다.최근에는 싱가포르 보험회사인 ‘크레이트 이스턴 라이프 어슈어런스 컴퍼니’가 빙그레 주식 50만주(5.01%)를 집중 매입해 오히려 독립경영하면서 회사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것을 재입증해주고 있다.또 오너형제간은 더없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평소 임직원들과 잘어울리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평소 여가생활은.

▲매일 오전 5시부터 약 1시간동안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한다.주말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겨하며 운동 약속이 없는 날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또 경기도 강화에 부모님이 살고 계신데 그곳도 시간이 날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자주 찾아가고 있다.(정 사장은 부서장 근무시절부터 수시로 함께 일하는 임직원들을 강화로 초청,‘영양탕’을 즐기고 있다.)
◇정수용 대표이사 사장 약력

▲50년 1월31일 충북 충주

▲68년 경기고

▲76년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

▲75년 합동통신(현 연합통신) 외신부·사회부 기자

▲81년 산업연구원 연구원

▲83년 산업연구원 일본 도쿄사무소

▲90년 일본 히도쓰바시대학 경제학부 대학원 석사 및 박사과정 수료

▲90년 한양유통 유통연구소 소장

▲92년 ㈜빙그레 관리본부장(상무이사)

▲95년 ㈜빙그레 중부사업본부장

▲97년 ㈜빙그레 영업본부장

▲98년 ㈜빙그레 영업본부장 겸 마케팅실장

▲99년 ㈜빙그레 생산본부장(전무이사)

▲2000년 ㈜빙그레 대표이사 사장

/ impson@fnnews.com 김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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