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하반기 취업전망] 경기악화 기업 채용축소―백지화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5 05:18

수정 2014.11.07 12:14


최근의 경기악화 ‘불똥’이 취업전선으로 튀고 있다.

퇴출기업 발표·대규모 구조조정 돌입 등 경기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당초 하반기 채용계획 자체가 수정되거나 축소될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이러한 위기감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원 채용 패턴을 ‘계약직·경력직’으로 변화시키고 있어 순수한 대졸 취업자의 채용률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초 취업전문기관과 언론매체에서는 30대그룹에서만 1만2000∼1만40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기업의 채용곡선은 이미 지난달부터 하강곡선을 긋기 시작했으며 이달들어서는 급속한 경기악화와 맞물려 취업전선에 이상기류 마저 감돌고 있다.

실제로 가장 침체기에 있는 건설업종의 경우 현대산업개발·LG건설·SK건설·대우건설은 신규 채용계획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기존인력을 감원하고 있다. 또 증권사의 채용규모는 대부분 미정이며 공기업의 경우 인원감축과 구조조정이 끝나는 내년 2월이 넘어야 인력 채용계획이 잡히고 그나마도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
더구나 30대 대기업중 연말이전에 채용계획이 있었던 기업중 10여개 정도가 신규채용을 미루거나 축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하반기 취업전선에 변수가 많아지면서 정보통신·외국계기업 처럼 호황을 유지하는 분야는 모집규모가 큰 데 반해 나머지 업종은 모집이 감소하는 ‘채용 양극화’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나마 IT·외국계 업종이 채용 주축=현재 채용규모의 주축은 활황기에 있는 정보통신(IT) 관련 업계로 시스템통합 정보통신·유통·호텔업계가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쪽은 마찬가지로 그리 양호한 상태는 아니다. 비교적 채용규모가 안정적인 곳이라면 장비업계쪽이라 할 수 있다. LG-EDS의 경우 지난달 500명을 신규채용했으며 이것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치다. 한국후지쯔는 70명을 신규채용하고 쌍용정보통신 150명·삼성 SDS 300명·마이크로소프트 40명·한국IBM은 160명을 신규채용한다.

그러나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IT·외국계 기업이지만 신규채용 패턴이 대졸자보다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어 대학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좁은 문’을 실감케하고 있다.

◇경력 선호,신입사원 채용 감소= 하반기 인력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나마 인력채용 규모를 종전대로 유지하고 있는 IT 업계의 상당수가 경력직 사원을 선호하고 있고 호텔 업계 쪽도 계약직 경력사원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신입채용은 결과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요즘 퇴출기업 발표와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빈자리’를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을 채용하려는 분위기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방대 취업난은 더욱 심화=최근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마저 신입사원을 턱없이 적게 뽑는데다 그나마 상당수 기업이 서울소재 대학 출신자들을 선호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건이 미흡한 지방대생들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특히 일부 기업체의 경우 대학입학 당시 수능 분포도를 토대로 신입사원 채용대상 학교나 학과를 선정하고 있어 지방대학은 서류조차 낼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부산대의 경우 지난 9∼10월만 해도 삼성·LG·SK·한화 등 대기업 채용설명회가 26차례 열렸으나 지난달 중간고사 이후 인력채용을 위한 행사가 뚝 끊어졌다.

전남대도 신입사원 추천의뢰 건수가 지난해보다 급감한 가운데 그나마 원서를 제출한 학생들의 최종 취업률은 10%대를 밑돌고 있어 최악의 취업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충북대의 경우도 전체 졸업예정자중 5%정도만이 대기업 원서를 접수했으며 합격여부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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