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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으로 돌아가자-정부의 역할]정책결정 국민적 합의 거쳐야


정부에 거는 기대는 사라진 지 오래다. 정부 정책이 사안에 따라 흔들리고 갈팡질팡한다. 이런 와중에 기득권을 갖지 못한 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은 최소한의 절차적 요건조차 무시함으로써 나타나는 절차적 정의의 부재상태임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 사회교육학과 박효종 교수는 “최소한의 절차조차 존중되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법에 대한 존경심이나 공공정책에 대한 신뢰가 결코 싹틀 수 없다”고 단언한다. 법에 대한 불복종 행위가 정당화되고 저항행위가 속출할 것이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마다 이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될 것이란 지적이다.

◇분명하고 일관성있는 정책이라야 한다=정부가 정책을 시행하는데 있어 기준을 정해 확실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사안에 따라 적용하는 기준이 틀리면 볼멘 목소리는 더 커진다. 대통령에서 동사무소 서기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입은 하나라야 한다. 판사의 판례 하나에 정부부처 관계자의 한마디에 국내외의 이해당사자의 귀가 쏠려 있다.각각이 다른 말이 나오면 신뢰를 잃고 시장이 불안해진다. 지난 7월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정책이 입안되고 있는 중에 이에 반대되는 내용의 정책이 고개를 들고 또 다른 수정안이 연이어 나온다며” 정책입안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시장의 혼돈만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퇴출기업 명단 발표에서도 나타나듯이 이런 기업은 이래서 안돼고 저런기업은 저래서 퇴출이 곤란하다면 반발세력이 나올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정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수 밖에 없다.

◇불평등 해소로 공감대 형성=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도시근로자의 소득 불평등도는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로소득보다 재산소득의 불평등도가 훨씬 커 우리사회에서 자산소유의 불평등으로 인한 문제점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LG경제연구원은 ‘자산소유편중과 소득 불평등 심화’라는 보고서에서 우리 도시근로자 소득 지니 계수는 90∼97년 평균 0.286에서 올해 2·4분기에는 0.317로 악화됐다고 밝혔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수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고 0에 가까울수록 완전평등에 가깝다는 뜻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없는사람들의 희생이 더 컸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조그마한 일이라도 국민 개개인에 불공평이 있는지 정부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


무임승차를 하는 세력이 있는 반면 구석구석에서는 혜택을 입지 못해 불만인 사람이 있다. 공정하게 돌아가야할 혜택이나 기준이 형태학적 이상형태인 게리맨더로 나타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박교수는 “정부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내놓는 정책들이 일방적 성격을 띤다”며 “정책자체가 정교하고 다듬어졌다 하더라도 투명성을 담보받아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 aji@fnnews.com 안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