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 5500억 자구안]계열분리 2년 앞당겼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7 05:19

수정 2014.11.07 12:12


현대가 현대건설 유동성 지원을 위해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및 현대전자 지분 매각을 추진, 계열분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은 6일 자신의 보유 주식 전량 매각을 밝혔다가 채권단으로부터 거부당하자 상선 보유 전자(9.25%·6일 종가 기준 3687억원), 중공업(12.46%·1827억원) 지분을 매각해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신 정의장의 보유주식 매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혀 보유주식 전량 매각은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가 상선 보유 전자와 중공업 지분을 팔겠다고 서둘러 밝힌 것은 정의장 자신의 보유지분 매각이 채권단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6일 “정몽헌 의장이 그룹의 모기업인 건설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며 “상선 보유 전자·중공업 지분 매각으로 채권단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 건설이 새로 제시한 추가자구안 내용=현대가 상선 보유 전자·중공업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현대건설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현대가 상선 보유 전자와 중공업 주식을 매각할 경우 3일 종가 기준으로 5414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관계자는 이날 “이 자금중 일부는 상선의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것”이라고 밝혀 다분히 상선측의 반발을 염두에 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로 추진하는 자구계획안은 지난 10월18일 밝힌 자구계획안 1조6430억원중 증시침체 등으로 자구계획 이행이 원활하지 않았던 부족분을 대부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정의장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이 시내 모처에서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이같은 안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선보유 중공업지분을 사줄 수 있느냐를 타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현대의 새로운 추가 자구안 의미=상선 보유 전자와 중공업 주식을 매각할 경우 현대중공업은 실질적인 계열분리가 이루어지고 전자는 독립적인 경영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현대건설이 상선을 고리로 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것에서 벗어나 현대 계열사들이 독립적인 경영을 하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현대관계자는 “당초 2003년 말로 예정했던 현대의 5개 핵심업종 계열분리가 현대건설 사태로 2년 정도 앞당겨지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전자의 경우 상선 보유 전자 지분이 매각되고 추가로 중공업이 전자 지분 7.01%를 매각할 경우 연내에라도 계열분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안이 7일 오전중에 채권단에 전달될 경우 같은날 열리는 제2금융권 채권단협의회에서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채무 만기연장을 얻어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