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건설은 살리자˝…두손든 MH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마침내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전자와 현대중공업 주식 5514억원 어치를 팔아 현대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당초 현대건설측은 6일 정의장의 개인 보유 주식을 팔아서라도 현대건설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미흡하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주식 매각 대금이 12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 목표(추가 3800억원)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청와대에서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근영 금감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기업구조조정방안과 관련한 보고를 하고나서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청와대에서 강한 의지를 다시 확인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몽헌 의장 측이 백기를 드는 사실상의 항복 문서를 내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남아 있다. 현대건설측이 발표한 자구안에 대해 현대상선측이 반발하는 등 현대그룹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정몽헌 의장측이 마지막으로 내놓은 자구안이 실현만 된다면 현대건설과 채권단의 대립은 이제 종식되면서 현대건설의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는 기대를 가능케 하고 있다.


◇정부도 현대건설 법정관리 원치 않는다=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끝까지 자구계획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도 불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을 감안하면 법정관리는 최후의 카드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현대건설과 동아건설이 차지하는 해외건설공사 수주비중이 무려 45%나 된다”고 전제, “동아건설이 법정관리처리된 마당에 현대건설까지 똑같은 조치를 받게 되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기반이 모두 무너지는데다 외교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할 소지가 크다”고 실토했다.그는 따라서 “현대건설처리와 관련, 법정관리가 아닌 다른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출자전환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부는 정씨 일가의 사재출자나 알짜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정씨일가나 그룹전체가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현대건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그 방법으로는 정씨 일가 즉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형제인 세영·상영씨 등과 몽준·몽구씨 등 몽헌씨 형제 등이 모두 나서 ‘사재출자’를 하는 길 밖에는 없다고 덧붙였다.금감원의 또다른 관계자는 “정몽헌씨 계열중에는 팔면 수천억원을 받을 수 있는 알짜 기업도 한두 곳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씨부자 모든 형제의 사재출자나 알짜기업 매각만이 자구다운 자구계획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에 대한 외환은행 입장=정몽헌 의장 측이 6일 오전 자신이 보유중인 계열사 전 주식을 모두 포기하면서라도 현대건설의 유동성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다소 냉담하던 외환은행은 이날 저녁때 현대건설이 밝힌 현대상선 보유 계열사 주식 매각 방안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외환은행은 그러면서도 현대 상선측이 반발하는 등 혼선이 일자 사태를 관망하면서 “현대측의 진의를 지켜보자”는 조건부 환영의 자세를 보였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측이 발표한 5500억원의 자구노력이 이루어질 경우 현대전자조차 독립경영의 길을 걸을 수 있고 현대 중공업의 계열분리도 앞당겨지는 부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 fncws@fnnews.com 최원석 정민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