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협력업체 자금난 악화 '불보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7 05:19

수정 2014.11.07 12:11


대우차 협력업체들의 ‘연쇄 도미노 현상’은 거칠 줄 모른다. 모기업인 대우차는 최종부도의 위기는 모면했지만 대우 협력업체들의 자금사정 등 경영여건은 크게 호존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7일 대우차와 협력업체에 따르면 대우차가 전국의 200여개의 1차 협력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납품대금은 7일 현재 170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 1차 협력업체 60여개와 2차 협력업체 200여개 등 모두 260여개 1,2차 협력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생산량을 20∼30% 줄이고 있다.

대우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인천 남동공단의 D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이나 사채시장에서 어음을 할인해 썼으나 포드사의 대우차 인수포기로 할인을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직원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것같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공단의 H사는 “수개월 전부터 특례보증을 받아 대우차 어음을 할인해 쓰고 있다”며 “대우차가 부도나면 당장 자금줄이 막혀 하청업체(2차 협력업체)에 납품대금을 제때 주지 못하게 돼 1,2차 협력업체의 연쇄부도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협력업체는 또 앞으로 이어질 대우차의 판매저하가 가동률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했다.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우차의 1차부도는 기업의 신인도 저하로 이어져 판매를 크게 추락시킬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현재 평균 70%에 불과한 대우차 협력업체의 가동률은 60%이하로 추락할 것이다”고 말했다.

협력업체의 목줄을 쥐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발표한 대우차의 자구계획안에는 협력업체의 경영혁신과 사양설계 최적화를 통해 연간 1400억원의 재료비를 줄이겠다는 방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영국 사장은 이날 “모기업인 대우차와 협력업체가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의 뼈를 깎는 고통분담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력업체는 이에 대해 또다시 고통분담을 감내할 여력이 없다는 반응이다.
협력업체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 98년 이래 매년 5∼10%의 부품단가를 인하해온데다 최근 대우차의 가동률 저하로 경영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또다시 대우차가 부품 단가 인하 등을 요구해올 경우 아예 문을 닫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 조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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