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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美 선택]피말리는 접전…8일 오후 판가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8 05:19

수정 2014.11.07 12:11


제43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 간의 치열한 접전 속에 7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실시됐다.

이와 함께 상·하원 등 의회와 주지사 선거도 이날 동시에 시작됐다.

선거는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뉴욕 등 동부지역을 시발점으로 캘리포니아 등 서부지역에서 오후 8시 마감된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40년만의 최대 접전으로 막판까지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워 당락의 윤곽은 동부시간 기준 자정이 넘어서야 드러날 전망이다.

6일 CNN-USA투데이-갤럽이 실시한 공동 지지율 조사에서는 부시 47%, 고어 45%로 부시가 우세를 보였다. 반면 MSNBC-로이터는 고어 48%, 부시 46%로 집계했다.
그러나 오차범위를 감안할 때 두 후보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다.

선거 전문가들은 펜실베이니아·미시간·플로리다·미주리 등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중대형 주의 투표 결과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CNN-USA투데이-갤럽은 총538명의 선거인단 중 고어가 현재 252명, 부시가 239명을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어느 후보든 과반수 270표에 모자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권자 총득표에서 이기고 선거인단 선거에서 지는 이변이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고어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은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12년 연속집권, 부시가 이기면 미 역사상 두번째 부자(父子) 대통령 탄생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전체 유권자 2억여명 중 등록을 마친 유권자는 1억5000만여명이지만 투표율은 4년 전의 49%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후보는 6일 마지막 유세를 고어 후보의 고향인 테네시주에서 시작, 클린턴 대통령의 텃밭인 아칸소에서 마감하는 정면 돌파 작전을 감행하며 전의를 다졌다.

부시는 아칸소 유세에서 “고어는 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하나 그림자를 떨쳐버리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클린턴 대통령의 성 추문과 연계시키는 전략을 썼다.

고어는 이에 맞서 하루 두 세시간 토막잠을 자는 강행군 속에 부시의 동생 제프 부시가 주지사인 플로리다를 비롯해 아이오와, 미주리, 미시간 등 경합주를 돌며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부시와 고어는 7일 각각 선거본부가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투표한 뒤 개표를 지켜볼 예정이다.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와 팻 뷰캐넌 개혁당 후보 모두 끝까지 중도 포기를 선언하지 않았다.

이들은 당선될 가능성은 없지만 박빙의 혈전을 벌이는 고어와 부시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마지막까지 관심을 끌었다.

네이더는 “양심에 따라 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며 이번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번 투표의 첫 테이프는 뉴햄프셔의 두 산골 마을 하츠 로케이션과 딕스빌 노치가 끊었다. 두 마을은 7일 0시에 맞춰 투표에 들어갔으며, 두 곳 모두 부시가 승리했다.

하츠 로케이션에서는 부시가 17표를 얻어 13표에 그친 고어를 눌렀다. 또 딕스빌 노치에서는 부시 21표, 고어 5표, 네이더 1표로 각각 나타났다.

하츠 로케이션의 ‘자정 투표’ 관행은 주민 대부분이 철도 노동자로 아침 일찍 출근해야 했던 탓에 1948년부터 시작됐다가 한때 시들해졌으나 지난 96년 선거에서 부활했다.


딕스빌 노치는 1960년부터 조기 투표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미국 대선의 항배는 유럽 등 외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의 부재자 투표가 가를 수도 있다고 스위스·유럽지역 공화당위원장인 케빈 크로울리가 6일 주장했다.


크로울리 위원장은 스위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재자 투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투표의 2∼3%로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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