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대우차 최종부도-어떻게 될까]대우 자금-기아 '자리다툼'에 쓰러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8 05:19

수정 2014.11.07 12:10


대우자동차가 8일 최종부도 처리돼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기아자동차와 함께 국내자동차업계의 빅 가운데 2개 업체가 법정관리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97년 당시 기아차와 지금의 대우차는 법정관리 배경과 펀더멘털은 크게 차이가 난다.

우선 정부와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적용한 배경부터 차이가 난다. 우선 기아차는 지난 97년 7월15일 부도유예에 들어간 뒤 98년 4월15일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채권단이 기아차의 법정관리를 유도한 이유는 당시 김선홍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한다는 의미가 컸다.

그러나 대우차는 노조 동의서에 초점이 맞춰졌다.
8일 최종 어음 마감시간까지 연장하면서 채권단은 노조동의서의 제출을 요구했다. 대우차의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대우차 노조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현대건설·동아건설 문제 등과 맞물려 부실기업을 강도높게 처리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줌으로써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신뢰를 확보하려는 포석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경제적인 여건에서도 차이가 난다. 기아차가 부도유예협약을 맺은 97년,한보사태 이후 금융불안이 심화되고 있었으나 자동차 내수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제2차 금융권 구조조정을 앞두고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소비심리 위축,고유가 현상 등 전반적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양사는 기본구조에 있어서도 다르다. 당시 기아차의 부채규모는 15조원 정도. 반면 대우차는 20조원에 달할 뿐 아니라 해외에 잘나가는 공장도 별로 없다. 제품력 및 기술력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기아차는 부도유예협약 4개월만인 지난 97년 11월 슈마·카니발·크레도스Ⅱ 등 3개의 신차종을 출시할만큼 제품 라인업이 풍부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핵심기술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우차의 경우 2000㏄이상 엔진을 호주 홀덴사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다. 트랜스미션 역시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제품 구성도 라노스·누비라·레간자 등 3∼4년이 지난 모델들이고 레조만 올해 출시됐다.

두 업체 모두 매각을 준비했으나 당시 기아차는 포드·현대차·삼성차·대우차 등 4개 업체가 군침을 흘렸다. 그러나 대우차는 포드의 인수포기이후 유일한 대안이 GM 하나 뿐이다.
매각이 상당히 지연되거나 헐값 매각도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 사진설명: 대우자동차 노사가 8일 오전 막판 접촉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종대 대우차 회장(아래)은 담배를 입에 문 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김일섭 대우차 노조위원장(위)이 노조원들에게 합의실패를 침통한 표정으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