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은행경영평가 후의 과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8 05:19

수정 2014.11.07 12:10


경영정상화 대상 6개 은행의 경영평가 결과가 나왔다.조흥,외환은행은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계획을 승인받아 독자생존이 가능케 됐다.반면 한빛·평화·광주·제주은행은 ‘불승인’판정을 받았다.이로써 정부의 금융지주회사 추진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는 잘만 운영하면 금융기관 대형화,겸업화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 은행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그러나 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가 단순히 부실금융기관을 쓸어모아 거대한 부실금융기관의 집합체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따라서 정부가 지주회사에 편입될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신속히 정리해 주어 클린뱅크(우량은행)로 전환시킴으로써 부실금융기관의 집합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공적자금이 곧바로 조성되어 제때에 부실금융기관에 투입돼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는 은행이 퇴출될 경우 예상되는 파장을 줄이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만든 대피소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지주회사 편입조건으로 인력과 점포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등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해야할 것이다.

금융지주회사 산하에 들어오는 금융기관들은 조속히 기업금융,소매금융,투자은행 등의 전문영역별로 조직을 재편하여 지주회사로서 가지는 시너지효과(상승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할 것이다.

현재 정부가 구상하는 금융지주회사에는 이번에 부실은행으로 평가된 4개의 은행 이외에 중앙,한국,한스,영남종금 등 4개의 부실종금사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국외매각에 실패하면 대한생명까지 편입될 가능성도 있다.아무리 대형화가 국제적 추세라 하지만 대형화가 곧 경쟁력 강화는 아니며 규모가 커지는데 따르는 문제도 심각한 만큼 지나치게 거대한 규모의 지주회사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기업부실에 발목이 잡혀 금융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하루속히 부실기업이 정리되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융시스템이 시급히 복원돼야 할 것이다.

은행들도 위험관리능력을 갖추어 부실을 최소화하고 이미 노출된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제때에 상시적으로 퇴출되어 금융시장의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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