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시후보의 당선과 한국경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8 05:19

수정 2014.11.07 12:10


40년만에 대접전을 벌여왔던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후보가 당선되어 미국은 이제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하게 되었다.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출현은 국제정치와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자임해 온 미국의 정책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당연히 많은 나라들에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특히 우리와 같이 대미 의존도가 높은 경우에는 미국의 외교,통상,그리고 경제정책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부시당선자는 한반도문제에 있어서는 남북의 화해공존을 지지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나 북한과의 화해노력은 어느 정도의 속도조절이 나타날 것이 예상된다.아직 북한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신중론이 엄연히 공화당 안에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의 햇볕정책과 남북의 경제협력의 진척의 정도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를 보일지는 모른다.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었다해서 한반도의 정세변화에 미국의 기본노선에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또한 부시후보의 당선이 자유무역정책을 기조로 한 통상외교정책을 표방하고 있어 우리의 대미 무역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그의 통상정책이 불공정무역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농업시장의 개방을 중시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농업부문을 포함한 시장개방에 대한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내경제정책에서는 부시후보의 당선이 버블경제의 상황을 벗어나 연착륙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무산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그 동안 부시당선자는 획기적인 감세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재정정책의 기조를 약속해온 바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조세감면에 따른 지출증대로 경기과열이 초래된다면 인플레이션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방준비은행이 이자율을 인상하는 조치가 뒤따르게 될 것이다.만일 금융긴축으로 인해 미국의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되고 연착륙의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미국경제의 변화에 민감한 우리 경제에는 커다란 충격이 될 것이다.이렇듯 남북화해의 시대를 맞이해 한반도에서 평화공존이라는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하고 많은 경제의 난제들을 안고 있는 현재의 우리 상황에서 미국정치의 지도력 변화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앞으로 있을 미국의 정책변화에 예의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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