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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만기 1년 연장]금융시장 안정 '긴급 처방'


금융감독원이 26조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신권 하이일드와 뉴하이일드 및 후순위채(CBO)펀드 상품의 만기를 일제히 1년씩 연장하는 것을 허용해 주기로 하자 금융권이 일단 안도하고 있다.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일종의 ‘특단 조치’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신사들이 고객을 설득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일단 만기가 된 펀드를 돈으로 찾아갈 수 있다. 따라서 고객들이 투신사들의 재가입 권유를 얼마나 따를지가 핵심 관건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맘때부터 올 2월까지 투신권에 하이일드 등 3가지 상품의 판매를 허용했다.이들 상품은 크게 3가지 목적으로 판매됐다.투신사들의 유동성 확보와 채권시장 안정,기업금융경색 완화 등이 그것이다.특히 이들 상품엔 신용긍급이 낮은 투기등급 회사채를 대거 편입토록 하는 대신 신규 공모주청약물량 우선배정 등 각종 혜택을 부여했다.지난해 하반기 대우사태 이후 시장을 짓누르던 시장경색과 투신권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극도의 자금난에 처한 투신사와 기업들을 동시에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이 상품은 한때 가장 인기있는 고수익 고위험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갔다.하이일드,뉴하이일드,CBO펀드를 합쳐 모두 26조원어치나 팔렸다.정부가 의도하던 시장안정(3가지 목표)효과도 모두 달성됐다.26조원어치나 팔리다보니 당장 투신사들의 유동성상황이 좋아졌다.또 이들 상품의 판매가 늘면서 시장에서 소화가 안되던 투기채권이 대규모 편입돼 채권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기업들의 자금난도 덩달아 해소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다음주부터 내년 2월까지 이들 상품의 만기가 일제히 돌아온다.이들 상품의 만기는 모두 1년.따라서 투신사들은 판매시점으로부터 1년이 지난날부터 펀드를 청산,투자원금과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그런데 문제는 이들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더라도 투신사와 판매사(증권사)들이 제때에 고객들에게 돈을 돌려주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투신사와 판매사들의 유동성(현금보유규모)상황이 여의치가 않은데다 펀드를 해체하더라도 그 안에 편입돼 있던 투기채권을 처분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방치할 경우 투신사들은 지급 불능에 빠지고 채권시장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 뻔하다. 이들 3개 상품의 만기도래 문제가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이 된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점을 우려,고수익 비과세펀드(올 연말까지 한시판매)를 대체상품으로 투신사들에게 허용했으나 먹혀 들지 않았다.지난달부터 판매된 고수익비과세펀드에 대한 수요가 전혀 일어나지 않은 탓이다.고작 전투신권에 걸쳐 300억∼400억원어치가 판매되는데 그쳤다.하이일드 등 3개상품에 편입된 투기채권을 빼내 고수익비과세펀드에 대체편입하려던 정부의 의도가 보기좋게 빗나가버렸다.이들 3개상품은 당연히 금융시장불안의 핵폭탄으로 둔갑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만기연장조치다.3개상품에 대해 만기를 1년 연장해주기로 한만큼 이제 금융시장 안정은 투신사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투신사들이 얼마나 고객들을 잘 설득,가입기간을 연장토록 하느냐가 연말 금융시장 안정의 관건이 된 것이다.

/ fncws@fnnews.com 최원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