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건설-MK 접촉 애타는 MH…˝서산농장 사줬으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0 05:20

수정 2014.11.07 12:08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과 정몽구(MK)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의 회동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H는 9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신사옥으로 MK를 만나기 위해 방문했으나 MK가 외출중이어서 회동이 무산됐다. MH는 10일에도 양재동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MH가 다시 찾아온다면 형인 MK가 만나지 못할 까닭이 없다”며 “MK가 모기업인 현대건설이 곤경에 처한 것을 몹시 가슴아파하고 있으나 현대차가 현대건설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는 이날 오후 이계안 사장이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지원이 힘들다고 밝혀 회동 자체도 물건너 간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회동은 가능한가=MH는 지난 6일 MK가 중국 출장에서 돌아온 이후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일에는 현대자동차 양재동 신사옥을 사전 예고없이 전격 방문해 10일 현대차의 입장 표명과 상관없이 MK와 회동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지원불가를 밝힌 만큼 MH를 도와줄 수 있는 공식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적다.

현대차의 관계자는 이날 “9일 MH의 양재동 신사옥 전격 방문이 회동 불발로 끝나자 증권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주식이 오름세를 탔으나 10일 MH의 재방문설이 돌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도와주고 싶어도 맘대로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도와준다면 뭘 해줄 수 있을까=MH측은 현대차가 서산농장 일부 또는 현대아산 등 비상장주식을 매입하는 형태로 지원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이미 현대자동차의 북한 조립공장 진출과 관련,현대아산 주식의 인수를 제의했으나 대북사업에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다는 자동차측의 입장이 전달된 바 있다.

따라서 자동차측이 굳이 지원에 나선다면 현대건설 자구안의 핵심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서산농장의 일부를 매입해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MK 입장에서도 집안의 장자로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서산농장을 매입하고 싶은 생각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개인 자금으로 매입은 모르지만 자동차 소그룹 법인의 명의로 서산농장을 매입하는 것은 MK라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종합상사,상선,전자 등이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계열분리 이후에도 기존 거래관계를 그대로 유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입장도 전달될 것으로 풀이된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