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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혼란 장기화 조짐


플로리다주의 대통령 선거 재개표 과정에 세계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앨 고어 지지자들은 9일(현지시간) 팜비치 카운티 청사 앞에 모여 팜비치 카운티에서 재투표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약 1000명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이날 청사 앞에서 ‘재투표, 재투표’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 민주당 간부들과 고어 선거본부 보좌진, 그리고 전통적 민주당 지지세력인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선거관리 당국에 대한 불만을 무더기로 쏟아놓고 있다.

이와 함께 팜비치 카운티의 재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소송이 2건 제기되었으며, 민주당과 고어 선거본부에서도 독자적으로 같은 소송을 내는 문제를 저울질하고 있는 등 플로리다 개표결과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부시 지지자들이 제기한 플로리다주의 부정선거 의혹사례는 ▲탬파의 경우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투표가 마감됐다 ▲선거구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유권자들이 투표를 거부당했다 ▲마이애미에서는 아이티 출신 유권자들을 위한 통역의 활동을 선관위 일부 관리들이 허가하지 않았다 ▲오세올라 카운티에서는 당국이 스페인계 유권자들에게 1종류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투표에 앞서 2종류의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등이다.

고어진영은 팜비치 카운티에서 사용된 투표용지의 디자인에 결함이 있어 유권자들이 고어 대신 엉뚱한 후보(주로 개혁당의 팻 뷰캐넌 후보)에게 기표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지역의 재개표를 컴퓨터 대신 수작업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팜비치 카운티 당국은 11일 중으로 3개 투표구의 재개표를 수작업으로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어진영은 팜비치 말고도 다른 3곳의 카운티에 대해서도 수작업 재개표를 요구하고 있다.

플로리다 재개표 결과 부시·고어 간 득표차가 점점 좁혀지면서 양진영 간 설전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고어진영의 선거대책본부장 윌리엄 데일리는 플로리다의 이번 개표결과가 법원에 의해 ‘우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의(不義)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시진영 선대본부장 돈 에번스는 “이번 사태를 정치쟁점화하고 왜곡하는 민주당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제물로 바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지원세력까지 가세했다. 플로리다 지역의 부시 진영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제임스 베이커 3세 전 국무장관은 “(문제가 된 팜비치의) 투표용지 양식은 플로리다 주법에 따라 (선거일 이전) 주 전역에 게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문에도 소개되었다”면서 이제 와서 투표용지의 디자인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민주당 주장을 반박했다.

/ cbso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