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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동향]회사채 기피…기업자금난 악화


연말을 앞두고 자금시장의 난기류가 가시지 않고 있다.

뮤추얼펀드 수익증권 등 투신사를 빠져 나간 자금은 은행 고유계정으로 몰리고 ,그나마 투신사들과 은행신탁계정의 자산운용은 국고채에만 집중되고 있다.

◇돈흐름의 특징=예금부분보장한도가 5000만원으로 상향 확정되면서 은행 예금계정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투신사·종금사 등 제2금융권뿐만 아니라 은행의 신탁계정에서도 자금이 빠져나와 예금계정으로 유입되고 있다. 지난 10월 한달동안 은행의 저축성예금 수신액은 2조5000억원 늘어났고 이달 들어서도 6일까지만 2조7000억원이 늘었다.

이에 반해 은행신탁계정의 수탁액은 9∼10월중 5조7000억원이 감소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신탁상품은 은행상품이면서도 예금보장이 전혀 안되는데다 운용실적도 부진해 만기도래하는 상품의 고객이 이탈해 나가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예금부분보장제도가 시행되면서 신탁계정과 제2금융권에서 이탈한 자금들이 찾아갈 곳이 은행 말고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중 고액예금의 비중이 가장 높은 종금사 수신액은 예금부분보장제 시행이 확정된 지난달 들어 3800억원이 감소했다.

◇외면당하는 회사채=비우량회사채는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해 국고채와의 금리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회사채 거래비중은 지난해 12월 30.63%에서 지난 10월중에는8.63%으로 줄었다. 이달 들어서는 더욱 감소해 지난 9일에는 3.4%까지 축소되는 등 회사채외면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같은 자금시장의 기형적인 돈흐름은 기업 자금난과 증시침체를 초래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금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투신사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상품에 예탁한 자금을 대거 빼내가고 있다.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주부터 하이일드 후순위채(CBO) 만기가 돌아오면 투신권으로부터의 자금이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변영환 금융감독원 채권시장팀 전문위원은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투자위험이 확산되면서 시중자금의 회사채 기피현상과 국채 등 무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가속화되는 과정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비우량 회사채는 외면하는 구축효과를 유발하면서 점차적으로 상대적 우량회사채로도 이같은 효과가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기형적 금리체계=국공채 선호현상은 금리격차를 더욱 확대시켜 국고채와 BBB- 등급 회사채간 금리격차는 지난달 2일 3.19%포인트에서 지난 9일에는 4.4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은행의 기업대출이자가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보다 낮은 기형적 금리체계가 형성됐으며 은행수신금리가 국고채 수익률에 근접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김성주 제일투신 상무는 “은행권의 주된 투자수단인 국고채 수익률이 연6.8∼7.8% 수준인 은행정기예금 금리에 근접하면서 역마진마저 우려된다”며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금리 추가하락 가능성은 희박하며 장기적으로 회사채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csky@fnnews.com 차상근 장경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