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fn 초대석-강동석사장]˝깜짝놀랄 서비스로 세계를 맞을 것˝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2 05:20

수정 2014.11.07 12:08



자그마한 체구,지긋한 나이,그러나 의욕 넘치는 강한 인상.내년 3월말 개항을 앞둔 인천국제공항 건설의 총 지휘자인 강동석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그는 요즘 인천공항 개항준비로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착공초기인 지난 94년, 발을 내딛기만 해도 갯벌에 푹푹빠지는 버려진 땅 영종도에 첫 발을 내디딘 지 만 6년이 지났다.
갯벌은 어느새 거대한 동북아의 대륙과 해양을 한꺼번에 삼킬 듯 웅장한 공항으로 변해 있다.“지금 맡고 있는 일은 처음부터 과분하다고 생각했죠.건설에 대해 잘 모르고 경영도 모르는 데…”라고 겸손해 하는 그는 어느새 단군이래 최대의 역사(役事)라 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 건설 역사의 한 가운데 서 있다.그동안 어느 건설업체 실무진 못지 않은 건설전문가,전문경영인이 돼 있다.

“모든 일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오로지 믿음만이 오늘의 이 자리에 서게 했죠.”

초창기 국민은 물론 외국의 전문가들까지도 공항건설 성공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건설과정에서 부실공사 의혹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울 때마다 그는 2000년 전 석굴암을 축조한 선인들의 지혜와 정성,그리고 믿음에서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강사장은 “선진건설방식인 종합건설사업관리(CM)제도를 첫 시행하면서 단장으로 영입한 세계적인 미국인 전문가마저 한국건설업 수준과 구조상 ‘불가능하다’며 등을 돌렸을 땐 오히려 ‘반드시 이루어내야겠다’는 오기까지 솟구쳤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그러나 “오랜기간 같이 땀흘려온 외국인 기술자들도 이젠 ‘한국인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한다’며 한국인의 저력을 경의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뿌듯해 했다.

그는 “우리근로자들은 마음 먹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곧 내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인들의 ‘신바람론’을 체험을 통해 느꼈다”고 전했다.

강사장은 “완벽한 공사마무리와 개항준비로 이용객들이 깜짝 놀랄만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사장을 본지 박성태 건설부동산부장이 만나봤다.

―공사진행과정에서 부실공사 파문을 비롯해각종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요.

▲잊혀질 만하면 한번씩 제기되는 부실공사 의혹,공기내 완공에 대한 불신 등 크고 작은 지적에 가끔씩 야속하다는 생각도 들었죠.그러나 국가적 대역사인 만큼 국민들의 에너지가 우리 인천공항에 모아진 탓이라 생각했습니다.이같은 지적은 결과적으로 세계에서 제일 가는 공항,튼튼한 공항으로 서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아직 개항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 전 임직원과 현장근로자들이 보여준 열성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분명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하리라 확신합니다.

―공항건설을 통해 얻은 성과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자찬이겠지만 이번 공항건설을 통해 우리 건설업체들의 선진사업방식에 대한 노하우도 많이 축적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면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는 것입니다.그동안 건설산업이 사는길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고 이를 위해서는 선진건설방식인 건설사업관리(CM),공정관리(PM) 부가가치엔지니어링 등 종합화,부가가치화 해야한다는 주장이 수년전부터 제기됐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이를 실천하지 못했습니다.이번 공항건설 경험을 통해 이같은 선진건설기법은 물론 첨단 공항건설 능력은 이제 세계 어느 선진건설국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산업이 수주물량감소와 구조조정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공공부문의 건설공사 확대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데 2단계사업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요.

▲2001년 1단계 개항과 동시,2단계 사업도 착수할 계획이었지만 아쉽게도 2001년도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착공지연이 불가피해졌습니다.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국가예산을 수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2단계 사업의 밑그림인 종합기본계획을 준비중입니다.속속 완공되는 현장의 인력들을 전면가동해 자체적으로 설계와 기본계획검토,타당성검토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과거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당시 공항이 건설경기 부양과 실업난 해소에 상당한 역할을 했음을 감안할 때 최근 어려움에 처한 건설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제2단계 사업을 지금부터 적극 추진해야 한다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현안중의 하나가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일로 생각됩니다.이에 대한 대책이나 추진상황을 말씀해 주십시오.

▲물론입니다.현재 상태로는 세계 어느 공항보다도 출발재무구조가 열악합니다.개항초기에는 투자자들에게 투자의 안정성을 확신시켜 줄 수 없지요.따라서 초창기에는 직접투자보다는 론(loan)을 일으켜 유동성으로 확보한 뒤 공항의 영업실적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직접투자를 유도할 계획입니다.이를 위해 일본 등 외국의 투자회사나 금융기관들과 협의를 진행중입니다.그러나 현재로선 이마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공항이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흑자공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공자금투입 등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어느정도 필요합니다.

―인천국제공항의 미래모습은 어떻게 구상하는 지요.

▲지난 70∼80년대의 공항은 비행기운항을 위한 기반시설이었다면 21세기 공항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상품을 교류하면서 사람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는 종합적인 기능을 하는 곳이어야 합니다.세계 각국의 다른 공항이 20세기 공항이라면 인천공항은 21세기형 최첨단공항으로 도시개념의 공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속의 중심공항으로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공항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해야할 일은 무엇입니까.

▲우선 완벽한 공항 개항이겠지요.사실 99%의 공항건설진척도보다 나머지 최종마무리 단계인 1%가 더 중요합니다.나아가 공항이 차질없이 개항되고 공항을 찾는 손님들이 질높은 서비스를 느낄 때 1단계 사업은 사실상 마무리되지요.그 다음에는 나머지 후속공사를 계획하고 추진하게 됩니다.

강사장은 “공사의 모든 임직원과 공항관계자들에게 ‘일생을 AIR-MAM(공항전문가)이 되라’고 강조한다”며 “전 임직원이 똘똘뭉쳐 공항전문가가 될 때 비로소 인천공항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항,세계속의 공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 강동석씨 약력

▲62세

▲전북

▲전주고

▲경희대 법학과

▲행정고시 3회

▲교통부 기획관리실장

▲해운항만청장

▲교통안전진흥공단 이사장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대담=박성태 건설부동산부 부장
/정리=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