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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요청 'SOS' 현대건설]13일 해외BW 상환 '고비'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2 05:20

수정 2014.11.07 12:07


현대는 12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지난주 말 김충식 현대상선 사장을 부른 뒤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등 친족기업인들과 접촉,또다시 지원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건설 임직원들과 협력업체 대표들은 이날 현대건설을 살리는 데 협조해달라고 각계에 탄원서를 돌리며 호소하는 등 범 현대그룹권의 현대건설 구하기 전방위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13일 또다시 고비를 맞을 전망이어서 여전히 살얼음판이라는지적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3일 만기가 도래했다 두차례 연장한 해외 신주인수권부 사채(BW) 900억원 상당을 13일 중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번주 내로 400억원 상당의 진성어음(물품대금)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는 현대건설이 단기 자금수지 문제가 없는데다 계열·친족기업 지원을 포함한 ‘대승적’ 자구안이 성안 단계에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계열·친족지원은 물건너갔나=자구안의 또다른 축은 계열사 및 친족기업 지원이다. 서산농장은 물론 비상장주식·부동산 매각방안이 일거에 해결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계열사가 ‘대승적’으로 보유주를 매각,모기업을 지원해준다면 더할나위 없다는 것이 현대측의 인식이다.

그러나 자동차와 상선이 이를 거부하면서 카드는 물건너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주말께 정몽준 고문 등 친족기업인들과 접촉,또다시 지원요청을 했다는 것이 현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나 정부가 가족 지원을 요구하는데 대해 ‘성의표시’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현대건설 자구실패 이후의 밑그림을 구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측은 자구안 성안과정에서 계열·친족기업 지원 항목을 ‘공란’으로 비워두고 있다.

◇범 현대권의 자구노력=현대건설 노동조합과 현사모(현대를 사랑하는 모임),주니어보드,현대건우회(퇴직 임직원 모임) 소속 임직원과 2500여 협력업체 대표들은 공동 명의로 된 탄원서를 지난주 말 정부 관련부처와 국회,채권단에 각각 제출,회사 조기정상화를 위한 각계의 협조를 호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현대건설은 분명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피나는 자구노력으로 차입금 규모를 줄여나가면 금융비용을 충당하고도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약 5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악화될 경우 대량실업 및 2500개 협력업체 및 자재납품업체의 연쇄도산이 우려된다”면서 “동아건설에 이어 해외건설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건설이 어려움에 처해진다면 해외 건설시장에서 한국 건설업 전체의 신뢰가 상실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원서는 이어 “현대건설이 반세기에 걸쳐 추진해온 기술과 노하우,추정이 불가능한 인적 네트워크가 사장된다면 이는 국가경제에 너무 큰 손실을 준다고 강조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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