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서해대교 개통 술렁이는 당진]관광단지 '부푼 꿈' 부동산시장 '기지개'

이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3 05:20

수정 2014.11.07 12:07


바닷길 20여리.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서해대교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면서 충남 당진 일대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서해대교 초입. 서해대교 위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늘어선 관광차량 행렬로 북새통을 이뤘다. 흡사 ‘현대판 모세의 기적’을 구경나온듯 바닷길 위 차량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다리 위에서 굽어본 바다는 입동의 심오함을 드러낸다. 바다 저편에 걸린 아산만과 서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당진의 고대공단, 부곡공단, 서해안 관광산업도로 그리고 맞은 편의 기아자동차공장과 포승공단이 해안선을 따라 옹기종기 펼쳐져 있다.


7.3㎞가 넘는 서해대교 건설은 서해안고속도로 사업중 빅 하이라이트. 앞으로 서해안 일대에는 밀려드는 서울·수도권의 관광수요로 인해 다양한 해양레저시설들이 들어설 전망이다. 신평면 매산리, 송산면 가곡리, 송악면 한진리, 석문면 교로리.장고항 등지가 국민관광지로 탈바꿈할 후보지 1순위다.

그래서일까. 당진 주민들은 서해안 최대 관광명소로 떠오를 서해대교에 거는 기대심리는 대단하다. 각 공단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당진 경기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부동산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 부동산 거래 동향 및 시세=부동산 거래가 많고 값도 비싼 곳은 송악면 중흥리와 유곡리 일대다. 부곡공단과 고대공단의 배후 주거지역인 이 일대에는 분양 안된 아파트가 곳곳에 흉물처럼 서 있다. 한보사원아파트, 대상아파트, 현광임대아파트를 비롯해 3층 연립주택들이 한보철강의 부도와 경기 침체로 부도를 맞아 건립을 중단한 상태다.

유곡리와 중흥리에서 도로변에 위치해 있는 땅은 평당 50만원 이내에 거래되고 있고 집을 지을 수 있는 준농림지 시세는 평당 20만∼3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논밭은 평당 4만∼5만원, 개발이 어려운 임야는 평당 2만원선이다.

이 일대는 도시화가 많이 진척돼 있고 편의시설들도 꽤 들어선 지역으로 주로 공단을 겨냥해 국제통화기금(IMF) 이전부터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고대공단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송악면 한진리와 송산면 가곡리는 국민관광지로 개발되는 곳이다. 한진리 일대에는 러브호텔이나 식당, 카페 등이 많은 편이지만 가곡리는 횟집과 같은 식당 몇개를 제외하면 개발이 늦은 편이다.

한진리에서 숙박시설이나 편의시설을 지을 수 있는 자리는 평당 100만원대를 넘어서고 상업지역내의 땅은 평당 50만원을 넘어선다. 도시지역을 제외하고는 일부 임야가 있기는 하나 거의 거래가 없다.

가곡리는 민박을 할 수 있는 농가의 대지는 평당 60만∼70만원선. 편의시설을 지을 수 있는 땅은 평당 5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도시화가 진행중인 마을의 땅들 중 도로변이나 상업지역내의 땅이 아니면 그저 논밭에 지나지 않고 값도 2만∼3만원 정도인 것도 많다.

면천면이나 정미면, 대호지면 등은 땅값이 싼 편이다. 전원주택을 짓기에 알맞은 준농림지도 평당 1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임야와 논밭은 평당 2만∼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송산면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부동산 거래가 점차 늘고 있으나 아직은 소액투자가 많은 편”이라면서 “서해대교 개통으로 조금씩 바람이 불고 있어 머지않아 부동산 경기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시 유의할 점=당진에서는 가격 편차가 다른 지역보다 심하고 같은 지역이라도 쓸 수 있는 땅과 못 쓰는 땅이 혼재해 있어 현장을 답사하고 토지 이용계획이 분명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그리고 현재의 땅값은 10여년전 투기바람이 불던 당시의 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다. 지난달 지역주민 조장용씨(52)는 한진리에 있는 상업용지 200여평을 1억6000만원에 팔았다. 조씨는 “5년전부터 팔려고 있던 땅이었는데 경기가 침체돼 못 팔았다”며 “서해대교 덕을 보았다”고 말했다.

당진의 땅은 외지인 소유가 대부분이어서 거래도 외지인과 외지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땅투기 바람이 불던 당시 어제 사서 값을 더 붙어 오늘 팔고, 오늘 사서 내일 넘기는 식으로 일종의 도미노게임을 펼치듯 땅 거래가 이뤄졌다. 그래서 거품이 많다.

외지인들은 그동안 투자한 돈을 이번 참에 뽑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현지주민들의 매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땅을 가지고 있는 외지인들의 기대심리가 더 큰 편이고 현지 사정에도 어두운 편이다.


땅을 살 때는 개발계획이나 발전 전망에 의존하지 말고 용도를 분명히 한 다음 이에 맞는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사진설명: 지난 10일 서해대교 개통으로 충남 당진은 수도권으로 편입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서해안관광산업도로도 2001년 말 준공을 앞두고 있어 부동산 경기도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 leegs@fnnews.com 이규성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