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동향 위축·실물경제 지표 둔화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3 05:21

수정 2014.11.07 12:06


최근의 경기동향을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위축’이나 ‘둔화’다.재정경제부는 13일 ‘최근의 경제동향’을 발표 생산·출하·소비·투자 등에서 둔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물경제 전 부문이 위축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게다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연말까지 실업자가 최소 10만명 정도 더 늘어나 경제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재경부는 특히 앞으로 2개월 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소비와 투자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얼마나 둔화되고 있나=9월중 산업생산은 15.1%가 증가했으나 증가율이 전달의 24.6%에 비하면 크게 둔화됐다.내수출하는 8월의 14.1%에서 급락한 6.2% 증가에 그쳤고 특히 민간소비의 지표라 할 수 있는 내구소비재 출하가 23.5%나 감소해 8월(-15.9%)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설비투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18.9%로 증가폭이 줄었다.설비투자는 1·4분기 57.3%, 2·4분기 34.2%에서 7월 30.5%로 떨어졌다가 8월 38.1%로 회복됐으나 곧바로 급락했다.건설투자 역시 건설수주가 전년 같은 달 대비 18.4%가 감소하는 등 침체국면이 계속되고 있다.특히 향후 건설투자의 측도가 되는 공업용 건축허가 면적의 경우 7월 -2.3%,8월 -10.9%에 이어 9월들어 -1.1%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건설경기의 침체를 예고했다.

◇실업은 늘고 소비는 얼어붙고 =정부는 11·3 부실기업 퇴출과 겨울철 요인으로 오는 12월에는 실업자가 90만명으로 실업률이 4.1%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9월 실업자수 80만명보다 10만명이 늘어나고 실업률은 3.6%에서 0.5% 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재경부는 부실기업 퇴출로 5만명, 겨울철 건설 일용직의 실직 등 계절적 요인으로 5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민간소비는 국내총생산의 60%를 담당하고 있어 위축은 경제성장의 하락과 직결된다.첫번째 원인은 경기상승세가 둔화된데다 교역조건 악화로 가계의 구매력이 떨어진 탓이다. 둘째는 이른 바 부(負)의 자산효과가 거론된다.주가하락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뜻이다.민간소비의 주가탄력성은 90년에는 0.039였으나 지난 상반기중에는 0.06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이 수치가 낮아야 민간소비자 주가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것을 의미한다.셋째로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현재의 가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지난 9월 80.0으로 7월보다 무려 18.0포인트가 하락했다.

◇정부대책은=특효약은 없다는 진단이다.정부는 다만 경제의 불확실성을 최단 시일내에 제거,소비와 투자심리를 회복시켜 경기연착륙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산업구조조정의 성패에 모든 것을 건다는 뜻도 된다.그 예로 정보통신업의 성장을 드는 데서 그같은 의도는 입증된다.정보통신업은 총설비투의 28.1%(99년),고용의 2.2%(98년)을 차지하고 있고 유통비용 감소를 통해 물가가 2.1%로 안정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성택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연말까지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그효과가 내년초 나타날 것”이라며 “우리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소비·투자가 회복된다면 내년 상반기 경기가 소저점에 달한 후 재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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