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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감원태풍' 부·차장 90%명퇴


2차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각 은행들이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단행하면서 은행의 중간 책임자급인 본부장·부장과 차장급의 퇴직비율이 최고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5급 하위직급은 퇴직자수는 많아도 퇴직비율은 훨씬 낮아 ‘감원한파’를 느끼는 체감온도는 간부급이 훨씬 차가운 상태다. 특히 주로 40대인 간부급은 퇴직후에도 재취업이 어려워 실업공포에 떨고 있다.

◇상위직급 감원공포=지난 8월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단행했던 서울은행의 경우 33명이던 본부장·지점장급중 31명이 퇴직해 퇴직비율이 무려 93.9%에 달했다. 부장·차장급인 2급도 170명에서 76명이 물러나 퇴직비율이 44.7%를 기록했다. 반면 과장·대리급인 4급은 전체 1820명에서 345명만이 줄어 퇴직비율이 18.9%였고, 행원급인 5급은 퇴직비율이 3.7%에 머물렀다. 1급은 10명중 9명,2급은 10명중 4명,4급은 10명중 2명 가량씩 물러난 셈이다.

이달초 1100명을 감축한 한빛은행도 1급이 전체 65명에서 24명이 줄어 퇴직비율이 36.9%를 나타냈다. 2급은 331명에서 66명이 퇴직해 19.9%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위직급인 4급은 14.6%, 5급은 1.8%에 그쳤다.

15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외환은행은 이사대우·지점장급인 1급과 2급 전체 인원 169명에서 54명을 줄여 32.0%를 감축할 방침이다. 대신 과장·대리급인 4급은 1994명에서 10.3%인 207명,5급은 2472명중 3.5%인 87명을 줄여 하위직급의 인력감축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피라미드형으로=한빛은행의 감축인원 1100명 가운데 3급과 4급의 비중은 78%에 달했다. 서울은행도 3급과 4급 비중이 72%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이같이 책임자 직급을 줄이려는 이유는 최근 신입사원의 충원이 없는데다 임원급들의 퇴직과 일부 대리급들의 진급으로 은행 직원 편제가 극심한 ‘항아리형’ 구조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 이같은 구조를 ‘피라미드형’ 구조로 바꿔놓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끝난 후에도 인력 적체 문제가 대두될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40대 직원들이 한창 일할 나이인줄은 알지만 인력 적체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이런 기형적 인력 편제를 고치지 않으면 향후 또다시 인사 적체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원 재취업 실적은 미미=반면 퇴직원들의 재취업 실적은 아직까지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 9월 28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서울은행 퇴직직원 지원센터에는 14일 현재 모두 70명만이 구직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취업이 성사된 사람은 단 7명. 취업률은 10%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18일 문을 연 한빛은행 취업지원센터도 형편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진기삼 서울은행 지원센터 과장은 “퇴직행원들 가운데 대부분이 당분간 쉬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 신청자체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다 은행업무와 기업 회계업무 성격이 맞지 않고 급여수준도 낮아 알선이 쉽지 않다”며 “3∼6개월은 지나야 신청인원도 늘어나고 재취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