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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하는 현대건설-서산농장 매각 의미와 전망]최종 자구안이 관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4 05:21

수정 2014.11.07 12:05


현대건설 자구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자구안의 핵심이던 서산농장의 토지공사 위탁 매각이 성사돼 현대건설의 정상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MH)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MK)의 회동은 별 성과 없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최종 자구안 발표는 당초 예정된 15일보다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위기 벗어난 현대건설=일단 서산농장의 토지공사 위탁 매각과 이를 담보로 21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현대는 자구안의 최대 고비를 넘은 것으로 판단된다.서산농장의 토지공사 위탁매각안이 알려진 13일 당장 채권단으로부터도 신규 자금 대출 의사가 흘러나오는 등 현대건설 사태의 해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현대건설이 곧 발표할 추가 자구안마저 채권단과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완전한 정상화도 조속한 시일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대우자동차 부도로 더욱 위축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최대 건설업체로서 나락으로 떨어진 건설업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효과가 상당할 것 같다.

현대 내부적으로는 계열사들의 계열분리를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자구안 마련 과정에서 지난달 20일 현대건설 보유 중공업 주식 매각을 통해 중공업이 사실상 계열분리를 했다.물론 상선 보유 중공업·전자 지분 매각안이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이 와중에서 상선도 모기업인 건설로부터 독립경영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자도 계열분리가 거의 확정적인 상태다.


◇단기 자금수요는 어떻게 하나=자구안 내용중 현대건설 보유 현대아산 지분(20%,850억원),현대석유화학 지분(11.6%,617억원) 등 비상장 주식의 매각 대상으로 자동차를 지목해온 현대는 일단 새로운 매각대상을 물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건설 보유 부동산인 인천 철구공장 425억원 등을 포함해 부동산 매각으로 9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이밖에 정몽헌 회장 보유 지분의 일부 매각을 통한 유상증자 참여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2.69%(857억원)중 일부를 매각해 각각 400억원씩 조달할 방침이다. 또 건설 보유 상선(8.7%,245억원),석유화학,현대아산 지분을 팔아 17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 전 명예회장 보유 회사채 1700억원도 출자 전환한다.

◇채권단 반응=현대건설 채권단은 서산농장 위탁매각 성사를 현대건설 정상화의 단초로 보고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채권단은 현대건설이 추후 발표할 자구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지속적으로 점검,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도 불사하는 등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서산농장의 위탁 매각으로 현대건설은 단기적 유동성 위기는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르면 15일 현대측이 자구계획을 종합해 발표할 예정이라 그 내용이 획기적이라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현대측이 이로써 유동성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현대건설은 물론 계열사들의 조기 구조조정과 계열사 분리가 병행돼야 우량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minch@fnnews.com 고창호 정민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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