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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경제교실-통화량 결정]정부·은행·해외 3대부문이 '좌우'


최근 기업구조조정 등 경제가 여러 가지로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원인은 시중에 돈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나라 경제에 존재하고 있는 돈의 양,즉 통화량이 장기적으로 그 경제가 필요로 하는 적정규모를 초과할 때에는 물가가 상승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반대로 너무 적을 때에는 경기침체를 야기한다. 이와 같이 통화량은 금리·물가·국민소득 등 한 국가의 경제변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통화량의 결정 요인을 파악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면 통화량(money stock)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통화인가부터 정해져야 한다. 한국은행에서 발행된 지폐와 동전,즉 현금이 통화라는데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은행의 요구불예금도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으므로 통화에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축성예금도 요구불예금만큼 자유롭지는 않으나 쉽게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통화에 포함시킬 수 있으며,최근에는 새로운 금융상품인 CD나 금전신탁 등도 통화에 포함되고 있다. 이와 같이 통화의 정의에 따라 통화량도 달라질 수 있으며,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화량 지표는 본원통화·M2·MCT 등이다.

통화를 어떻게 정의하든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통화량은 정부부문,은행부문,해외부문의 3대부문에 의하여 결정된다. 첫째,정부는 재정지출이 재정수입을 초과하여 재정적자가 발생할 경우 중앙은행으로부터 직접 차입하거나 국채를 중앙은행에 매각하여 조달한 자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는데 이 경우 통화량이 증가한다. 반대로 재정흑자가 발생하여 중앙은행에 정부차입금 또는 국채원리금을 상환하거나 여분의 자금을 중앙은행에 예금(정부예금)을 할 경우에는 통화량이 감소한다.

둘째,시중은행은 자금이 부족할 경우 중앙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재할인제도) 이 때에도 통화량이 증가한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규모를 축소하여 자금을 환수할 경우에는 통화량이 감소한다.

셋째,수출이 증가하거나 해외로부터의 자본유입이 증가하여 외화자산이 늘어나면 이러한 외화자산은 일차적으로 시중은행에 매각되고 시중은행은 다시 중앙은행에 이것을 매각하는데 이 때에도 통화량이 증가한다. 반대로 경상수지 적자나 자본의 순해외유출이 발생할 경우에는 해외부문에서의 통화량 환수가 일어난다.

한편 이와 같은 요인들에 의하여 결정된 통화량이 경제규모에 비하여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될 경우 중앙은행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정책수단을 통하여 통화량을 조절한다. 첫째,은행은 고객의 예금인출 요구에 대비하여 예금액의 일정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하여야 하는데 이를 지급준비금이라 한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 통화량이 감소하고,반대로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는데,이를 지급준비율정책이라 한다.

둘째,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앙은행은 재할인제도를 통하여 일반은행에 대출을 해 줄 수 있는데 이러한 대출에 대한 규모나 금리를 조절함으로써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다. 즉,시중에 자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중앙은행은 일반은행에 대한 대출규모를 늘리거나 대출금리(재할인금리)를 낮추어서 통화량을 증가시키고 반대의 경우에는 대출규모를 줄이거나 재할인율을 인상함으로써 통화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데,이러한 정책을 재할인정책이라 한다.

셋째,중앙은행은 금융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국공채 등 유가증권을 매입 또는 매각함으로써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다.
예컨대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을 상대로 통화안정증권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각할 경우에는 통화량이 감소하고, 반대로 이들 유가증권을 매입할 경우에는 통화량이 증가한다. 중앙은행의 이러한 통화정책수단을 공개시장조작이라 하며 현재 통화량 조절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통화량은 경제의 메커니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통화량을 조절하는 권한이 중앙은행에 있으므로 미국에서는 연방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대통령 다음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이라 부른다.

/윤종모 외환은행 경제연구소장·경제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