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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일드펀드 만기연장되면…기존 펀드고객 피해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5 05:21

수정 2014.11.07 12:05


만기도래한 하이일드 펀드의 고객들이 대부분 환매를 요구하는 대신 기존펀드에 남거나 다른 펀드로의 이동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투신사들도 환매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고객자금의 이탈도 방지할 수 있어 잔류나 대체펀드 가입을 적극 권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만기가 남아 있는 기존펀드에 남아있는 고객들의 손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또 기존펀드에서 대체펀드로의 이동이 많으면 많을수록 투신사가 떠안아야 하는 미매각 물량은 그만큼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잔류나 다른 펀드로 이동=15일 각 투신사에 따르면 11∼12월 만기도래하는 하이일드펀드에 가입한 고객의 70∼80%가량이 기존 펀드에 남아 있거나 대체펀드로의 이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투신의 경우 지난 13일 4개 하이일드펀드(설정액 3200억원)에 대한 첫 환매가 이뤄졌으나 환매요구는 600억원에 불과, 예상외로 적었다.

대한투신과 한국투신도 상황은 비슷하다.개인고객들은 대부분 잔류나 대체펀드를 선호하고 있다.법인고객들은 12월 결산을 앞두고 일단 환매를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대부분 환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빠져나간 기관자금은 당분간 머니마켓펀드(MMF)에 머물거나 은행등에 예치될 것으로 보이나 수익률이 연간 5∼6%에 불과해 별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투신사 환매자제에 적극나서=투신사들도 정부가 만기연장 조치를 내리기 이전부터 고객들의 대체투자를 적극 권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환매가 일시에 몰릴 경우 거액의 자금이탈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우려했기 때문이다.여기에 정부의 만기연장조치까지 더해져 투신사들의 부담은 한층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대한투신은 만기도래한 하이일드펀드 고객을 뉴하이일드펀드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지점별로 고객관리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담당직원들을 배치시켰다.

한국투신도 정부의 만기연장 조치 발표전 이미 ‘후순위채중기4호’와 ‘뉴하이일드채권혼합4호’로 이전할 경우 환매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객에 전달했다.현대투신도 비과세상품 2개(국공채,채권형) CBO펀드와 단기채권형 각 1개 등 4개의 상품에 대체투자할 경우 환매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남은 과제=우선 기존 펀드에 남아있는 투기등급 채권이 골칫거리로 남을 공산이커졌다.고객이 환매를 요청하든 다른 펀드로 이동하든 기존 펀드가 청산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조승호 영업지원팀 조승호 과장은 “기존 하이일드펀드가 줄어들면 편입채권의 조정문제가 남는다”고 시인했다.홍성룡 한국투신 영업추진부 차장은 “기존 하이일드펀드내 투기등급채권 중 괜찮은 것은 비과세고수익펀드에서 소화할 예정”이라면서도 “투기채가 많지 않아 큰 금액은 아니나 일부는 미매각으로 떠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펀드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이 많을수록 잔류하는 고객들이 손해를 볼 수 있는 점도 잠재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환매를 해 주기 위해서는 편입된 투기등급채권을 팔아야 하는데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아 헐값에 처분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채권이 싸게 팔리면 곧바로 펀드수익률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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