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청해야할 IMF 권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6 05:21

수정 2014.11.07 12:04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 부채규모가 크고 수익률도 낮은 수준이며 생존불가능한 기업은 신속히 퇴출시켜야 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는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지난 1일부터 2주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IMF측은 정부와 연례협의회를 마치고 우리에게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 말 것을 권고했다.특히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대우 12개 계열사는 가시적인 진전이 없는 한 조속히 퇴출 또는 매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IMF의 권고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지금 기업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우리나라 부실기업 정리는 냉철하게 따져보면 제대로 된게 없다.그동안 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대우 12개 계열사의 기업구조조정은 IMF가 지적한 대로 지지부진하다.대우자동차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결국은 부도가 나 법정관리로 들어갈 예정이다.5차례나 자구계획을 냈던 현대건설은 또다시 자구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아직도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26%가 이자도 못갚을 정도로 수익성이 좋지 않으며 차입금은 여전히 높은 게 현실이다.

IMF가 지적한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는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한 6개 은행의 회생방안을 조속히 완결지으라는 것이다.현재 경영정상화 대상 6개은행중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은 독자생존키로 됐고 한빛·평화·광주·제주은행은 지주회사로 편입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그러나 경영정상화 대상 지방은행들이 독자 생존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은행 구조조정의 향방이 투명하지만은 않다.지금 우리는 은행들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은 더욱 불안하고 기업의 자금난은 심화되고 있다.금융시장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정상화 대상 은행들의 회생방안이 신속히 완결돼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IMF는 또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의 9.5%에서 5.5%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더욱이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경기는 더욱 후퇴할 것이라는 경고를 경청해야 한다.급격한 경기후퇴나 예상치 못한 외부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우리의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시장의 불안과 경기의 급속한 둔화가 겹쳐 장기적 불황의 늪으로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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