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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재검표 판정 혼선…18일 최종집계 분수령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7 05:22

수정 2014.11.07 12:04


미국 대통령직이 걸린 플로리다주 재검표 과정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 속에 표류하고 있다. 엇갈린 법률 해석에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할 법원마저 명쾌한 답변을 꺼리는 등 조정자 역할을 사실상 방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검표 실무를 담당하는 4개 카운티는 상충하는 법원과 주 내무부 결정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리온 카운티 순회법원은 14일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 주 내무장관이 고수중인 개표 최종마감 시한(현지시간 18일 0시)은 유효하다고 판정했지만,이튿날인 15일 플로리다 주 대법원은 팜비치와 브로워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를 중지해 달라는 해리스 장관의 청원을 기각하고 이의가 있을 경우 하급심에서 심리토록 결정해 혼선을 빚고 있다. 주 대법원은 또 이르면 16일까지 각 카운티가 독자적으로 수검표할 권리가 있는지 여부를 판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장관은 제각각인 법원의 판정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10여건의 선거관련 소송에 일관된 결정이 나오게끔 관련 소송 일체를 리온 카운티 순회법원이 단독 심리하게 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한편 해리스 장관은 15일 오후 9시 기자회견을 통해 “팜비치·브로워드·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등으로부터 현재까지의 수검표 진척 상황과,수검표 집계가 최종 집계에 반영돼야 할 이유를 열거한 답변서를 받았다”면서 “이를 검토했으나 최종집계를 수정해야 할 충분한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관은 “이에 따라 18일 0시까지 완료되는 해외 부재자 투표 집계를 합산해 18일 플로리다 주의 최종집계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까지 답변서 제출을 요구받았던 이들 3개 카운티는 답변서에서 표본조사 결과를 근거로 수검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팜비치 카운티는 “전체 투표지 중 1%에 대해 표본조사를 한 결과 고어 후보가 19표를 더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고,브로워드 카운티도 “표본조사에서 고어가 4표를 더 얻었다”면서 “이는 선거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 만한 변수”라고 주장했다. 또 플로리다 주 최대 선거구인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5800표를 표본조사한 결과 고어 쪽에 6표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답변서 내용으로 볼 때 해리스 장관이 공언한 바대로 18일 최종집계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발표한다고 해도 ‘정당한 재량권’이 적용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 고어측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고어측 대변인 마크 파비아니는 해리스 장관의 발표가 나온 뒤 성명을 통해 “이는 터무니 없고 성급한 결정이며 이를 용납치 않겠다”고 반발했다.


고어측이 17일의 해외부재자 투표 집계보다 수작업을 통한 재검표에 매달리는 이유는 부재자 투표 개표결과가 고어측에 유리하지 않으리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욕 타임스지는 이날 플로리다주의 67개 카운티들을 조사한 결과 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부재자 투표 수는 2200표에 달하며,이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카운티 출신의 유권자들 표가 대다수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이들 부재자 투표중 부시가 54.8%인 1216표를,고어가 42.9%인 951표를 각각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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