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실효있는 실업대책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7 05:22

수정 2014.11.07 12:03


경제위기를 겪은 지 3년만에 다시 중요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실업문제에 대응해 정부의 종합대책이 발표됐다.경제위기 이후 크게 치솟았던 실업자수가 지난 9월에는 80만명으로 감소해 우리 경제가 실업문제에서 벗어난 듯했다.그러나 제2차 기업구조조정의 여파와 경기의 둔화로 내년에는 실업자가 120만명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나마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덜기 위한 정부대책이 발표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그러나 이번 발표한 종합실업대책은 우선 정부가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내년 2월까지 18만명의 추가적인 실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는 매우 안이한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태가 아니라 이제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예상되는 실업자의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대기업의 퇴출로 인한 관련 중소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대량 실업과 건설업체의 무더기 퇴출로 건설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업자수는 정부예상보다 더 증가할 것이다.

신규졸업자중 미취업자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지원은 신규졸업생수가 18만명이고 17만명의 취업재수생이 17만명이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지원규모가 크게 부족하다.이번 실업대책중 눈여겨볼 수 있는 것은 262억원의 채용장려금 지원을 통해 구조조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자중 4만2000명의 고용을 유지해 주겠다는 내용이다.그러나 이 대책은 크게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기업의 생사를 가름하는 구조조정시기에 필요치 않는 인력을 채용장려금 때문에 유지하려는 기업이 과연 있을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단기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근로사업은 참가자들이 취업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사업내용으로 개선됨이 바람직하다.새로운 직장으로 전직하거나 재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시켜 주기 위해 체계적인 재취업훈련이 중요한 실업대책으로 자리잡혀야 하는데 이번 대책에서도 이점이 소홀히 취급됐다.기업구조조정의 충격을 완화시키고 실직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실효있는 실업대책이 더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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