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韓重입찰가 5000억원선 예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7 05:22

수정 2014.11.07 12:03


한국산업은행이 17일 두산과 스페코를 한국중공업 입찰 적격업체로 선정함에 따라 한중 인수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재계 13위의 두산과 코스닥등록기업인 스페코의 앞으로 한중에 대한 실사에 들어가게 되며 다음달 12일쯤 응찰가를 써낼 예정이다.

두산측은 "충실한 구조조정작업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데다 두산기계와 두산건설부문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만큼 적격업체 선정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한중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대아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스페코 역시 자신만만하다. 스페코측은 "한라중공업 플랜트부문을 인수한 뒤 '스페코한라'를 재탄생시키는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았다"고 밝혔다.지난해 매출규모가 300여억원에 그치고 있으나 한중 인수를 위한 자금확보는 마무리했다는 게 스페코의 설명이다.


그러나 관건은 입찰가격. 일단 산업은행과 한중은 5000억원 안팎은 돼야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시장가격을 감안한 매각대상지분 36%가 1600억원에 달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3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두산측은 "응찰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영업이익률 등 한중 경영실태를 면밀하게 실사해 본 뒤 결정할 일"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런만큼 한중 실사 이후 정부와 이들업체간의 시각차가 확연할 경우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한중이 저가에 매각될 경우 정부는 '헐값 매각'이라는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며 "한중 민영화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1차 입찰이 유찰될 경우 당초 배제대상이었던 4대그룹의 입찰 참여가 허용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않다.

한편 한중은 민영화 일정에 따라 지난달 발행주식의 24%를 공개, 1단계 지분매각을 마쳤다.
이번 제한경쟁입찰의 경우 산은과 한전이 보유한 지분 36%를 매각하되 민영화 요건을 위해 낙찰업체에게 외환은행의 지분 15.7%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하게 된다.

/ lee2000@fnnews.com 이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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