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LG전자, 필립스와 합작사 추진…IMT사업자금 조달 '포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7 05:22

수정 2014.11.07 12:03


LG전자가 대규모 외자유치에 나서 그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것은 2가지. 첫째가 LG전자와 필립스가 브라운관(CRT) 부문에서 합작법인 추진이다. 규모는 1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금이 필요한 LG전자와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을 강화하려는 필립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거의 성사단계다.

LG전자는 LG정보통신과의 합병으로 차입금 규모가 5조7000억원,부채비율이 284%로 늘어나 이를 시급히 해소해야 할 입장이다. 게다가 IMT-2000 컨소시엄인 LG글로콤의 50%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서 정부출연금과 자본금 5000여억원을 내년초까지 마련해야 한다.


점유율 13%로 세계 브라운관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필립스는 TV용 브라운관(CPT) 부문에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모니터용 브라운관(CDT) 부문은 상당히 취약하다. 현재 성장률이 연 5%대인 CPT에 비해 CDT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유망분야. LG전자와 합작법인을 세울 경우 필립스는 CDT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생산법인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LG-필립스 합작법인의 형태로는 두가지가 가능하다. 하나는 LG전자와 필립스가 브라운관 사업부문을 각자 떼어내 1:1 합작법인을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두 사업부문의 자산가치가 비슷하게 평가될 경우 LG전자가 받을 돈이 별로 없다는 문제가 있다. 또 하나는 LG전자만 브라운관 사업을 떼어내 별도 법인을 세운 뒤 필립스가 이 법인의 5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이는 LG필립스LCD설립 때 쓰인 방식이다.

일부에서는 LG전자가 분리되는 사업부문의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해 벽걸이 TV 패널(PDP)까지 떼어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LG전자가 차세대 유망분야인 PDP까지 분리할지는 미지수이다. 현재 두 회사의 협상은 막바지 단계이며 가격 문제를 놓고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LG전자가 분리하는 사업부문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가에 달려 있다.
CDT,CPT,PDP 부문중 CDT 부문만을 분리할 경우 가격은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LG전자가 부채비율을 낮추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아 필립스가 LG전자가 발행하는 5000억원 이상의 우선 상환주를 매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또 LG그룹은 전자 외에 2∼3개 계열사를 통해 추가외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어 이것마저 성사될 경우 외자유치규모는 20억달러대에 이를 전망이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