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취업 JOB―하반기 막바지취업 전략] 지역별 채용박람회 적극 노려라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9 05:22

수정 2014.11.07 12:03


‘실업대란 태풍 몰아쳐도 취업문은 뚫어야 한다’.

최근 부실기업 퇴출에 이어 공기업, 금융권의 구조조정, 닷컴 기업의 잇따른 부도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바늘구멍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금융권과 공기업, 건설업체들은 채용계획이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고 대기업은 당초 채용계획보다 30%정도 규모를 축소했다. 특히 채용계획 자체가 취소되면서 ‘원서라도 구해보자’는 아우성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터져나오고 있을 정도가 됐다. 불과 1개월 전만해도 봇물처럼 쏟아진 채용박람회도 급감했고 원서낼 기회조차 사라지면서 구직자들은 심리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좁아진 취업문이라도 뚫어야 하는 만큼 구직자들은 ‘합격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종합적 방안 강구가 최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벤처기업과 중소기업까지 전반적으로 취업여건이 악화된 만큼 구직자들은 지역 채용박람회로 눈을 돌리는 한편 응시 대상기업의 ‘눈 높이 조절’ 등 현실적 대안을 찾는 것이 시급해지고 있다.
또 ‘준비된 사람’이 되기 위해 컴퓨터·외국어·자격증 등 구인업체에서 선호하는 능력을 키우고 채용시기를 고정시키지 않은 상시채용 기업으로 관심을 돌리는 자세가 중요해지고 있다.

◇지역 채용박람회로 눈을 돌려라=이미 지난 9월부터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및 인터넷 채용박람회가 개막된 만큼 이제는 지역 채용박람회와 여성 채용박람회 정도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취업대란이 심화되면서 지역별 선호도를 고집할 상황이 아닌 만큼 지역 채용박람회를 충분히 활용하면 합격의 문을 열 수 있다.

노동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부산, 광주, 제주 등지에서 대규모 지역 채용박람회가 개막되며 대졸여성 취업박람회도 개최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지역별로 우수업체 참여도가 높아 구직자들에게 폭넓은 기업 선택권을 제공하는데다 행사 당일 현장에서 즉석면접까지 보는 경우가 많아 구인·구직자 모두에게 유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 채용박람회 일정은 24일에는 서울 중부고용안정센터에서 대졸 여성을 위한 취업박람회, 25일 부산에서 100여개 외국기업이 참여하는 채용박람회,29일 부산·제주지역에서 채용박람회가 개최된다. 자세한 정보는 노동부 고용안정정보망 ‘워크넷( www.work.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직자들은 얼마남지 않은 지역 채용박람회를 통해 취업문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취업 ‘눈높이 조절’을 할 때=취업대란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9월, 구직자들은 고연봉·주5일 근무의 외국계기업이나 정보통신 기업 등 ‘노른자위 기업’에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찬밥·따뜻한 밥’을 가릴 상황이 아니라 취업 문턱을 넘느냐,실패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97년의 ‘IMF군번’처럼 극심한 취업난을 피하기위해 군입대를 한 상황이 지금과 다를 바 없어 현실적으로 입사여부가 최대 관심이 되고 있다. 문영철 구하니닷컴 사장은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하향지원후 입사해 경력을 쌓은 후 좀 더 여건이 좋은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직후 경력·연봉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직자의 눈높이 조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시채용 기업에 관심가져라=취업대란이 시작된 데다 시기적으로도 하반기 정기채용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만큼 아직 미취업한 구직자는 앞으로 상시채용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에서 상시채용제를 도입한 기업은 유한킴벌리가 가장 먼저며 LG칼텍스 정유, LG 경제연구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효성, 제일제당, 코오롱 등으로 점차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 인사담당자는 “상시채용제는 외국 기업체들이 오래 전부터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이라면서 “정기 공채보다 직장을 구하는 사람이나 기업 모두에게 편리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취업 구직자들은 다음달 중순까지 입사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정기 공채를 통한 취업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앞으로 상시채용 기업에 관심을 쏟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준비된 사람’이 되자=취업난이 더욱 심해지면서 ‘바늘 구멍’을 뚫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 기업에서 필요로하는 ‘준비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컴퓨터 능력이 중요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면접과 더불어 개인홈페이지를 평가자료로 삼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컴퓨터 다루는 능력을 중시한다. 웹디자인이나 웹마스터 자격까지 갖춘다면 채용후보중 ‘0순위’가 될 수 있다. 또 전공과 무관하더라도 자격증은 있어야 한다. 취업분야와 관련된 자격증은 물론, 최근 인기있는 전자상거래나 정보에 관한 자격증은 입사에 있어 학점의 부족분을 충당해 줄 수 있다. 이 같은 추세에서 학교수업은 물론 관련학원의 수강은 경쟁에 필수종목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전공관련 자격증이 거의 없는 인문, 사회계 학생들의 학원수강 비율이 높아지면서 자격증 획득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국제화 시대를 맞아 외국어능력은 필수능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토익, 토플은 물론이고 회화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선호하는 추세다. 더구나 외국인의 국내취업도 증가하면서 검증받지 않은 단기간의 어학연수 경력은 자칫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아무튼 최근의 취업대란을 극복하기위해서는 종합적 능력을 미리 갖춰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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