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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금융' 3인방] ˝파생상품 운용 우리가 있다˝


‘차세대 금융’ 또는 ‘금융의 첨단지표’로 간주되는 파생상품 시장이 외환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이 분야 ‘대가’들의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유명무실하다시피했던 은행의 금융공학 부서를 맡아오면서 이 분야의 기간요원으로 성장해 이제는 외국계 기관들의 스카우트 공세 대상이 되고 있다.

파생금융을 포함한 국제금융업무는 지난 95년 무렵 세계화 붐을 타고 은행들마다 앞다퉈 투자에 나섰으나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투자비중 축소·인원감축 한파 등에 휩쓸려 한동안 마비상태였다.그러나 경제위기가 환율·금리 변동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여 오히려 파생상품 시장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투자여력을 갖춘 국책·우량은행들은 이같은 변화에 따라 은행내 전문가를 중심으로 파생상품 분야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옵션:산업은행 정해근 팀장=국제 파생상품 전문잡지인 ‘아시아 리스크’는 최근호에서 산업은행을 ‘2000년 동아시아 우수 파생상품 기관’으로 선정했다.산업은행의 금융공학팀은 96년 구성됐으나 정해근 팀장이 파생상품에 근무한 것은 말단 행원시절인 88년부터.정 팀장은 우선 독학이 가능한 스왑상품 개발에 몰두해 92년에는 독자적인 가격고시 가능을 갖췄다.94∼98년 런던 파생상품시장에서 ‘야전생활’을 마치고 온 후에는 원-달러 옵션 개발에 착수했다.정 팀장은 “보험과 증권사를 중심으로 옵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옵션 가격의 핵심인 시장변동성을 책정하는 금융공학팀의 윤재근 과장은 “시장의 과거 변동성 뿐만 아니라 미래 변동성을 적절하게 예측하는 것이 옵션 상품제공에서 이익을 남기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스왑:국민은행 유광근 팀장=유광근 팀장이 이끄는 국민은행의 파생금융팀은 국책은행과 외국계 은행이 주요 참여자인 파생상품 시장에서 시중은행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국민은행은 98년 이후 호주의 매쿼리 은행과 파생상품에 관한 제휴를 맺고 원-달러 스왑을 중심으로 거래량을 늘려가고 있다.유 팀장은 “매쿼리은행과의 제휴에서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이익관리와 회계처리 등 종합적인 ‘북(book) 관리’에 대한 기술이전이 최우선으로 강조됐다”고 말했다.유 팀장은 “올해 상반기 원-달러 스왑 거래량 546억달러 가운데 국민은행의 거래량이 184억달러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통화선물:기업은행 이칠성 과장=통화선물은 엄밀히 따지면 은행권 파생상품이 아니라 선물회사의 영역이다.원-달러 딜러 경력 9년의 이칠성 기업은행 자금부 과장이 이같이 선물회사 쪽으로 ‘외도’를 한 이유는 ‘중소’기업은행의 특성 때문이다.이 과장에 따르면 선물환 거래가 가능한 기업은 은행으로부터 신용공여를 받을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업이나, 대부분의 중소 기업은 이같은 ‘고급 맞춤 양복’을 구해 입지 못한다는 것.이들 기업은 따라서 ‘대량생산 기성복’에 해당하는 통화선물을 통해 환율변동에 대비한다고 이 과장은 설명했다.이 과장은 “이런 이유로 통화선물 거래를 많이 하다보니 선물이 현물보다 변동성이 훨씬 큰 것을 알게됐고 이에 따른 대비책도 나름대로 터득했다”고 밝혔다.

◇전문인력을 남겨두는게 관건=파생상품의 ‘스타’들이 나타나면서 은행들은 이들 인력을 해당 은행에 남겨두는데 부심하고 있다.국내에 진출하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전문지식을 갖춘데다 국내 사정에도 정통한 이들에게 집요한 거액연봉의 스카우트 공세를 펼치기 때문이다.국내 은행의 인사·급여체계로는 이에 맞서기 어려운 형편이다.국내 은행이 장기근무가 보장된다고는 하지만 여기에는 일선 지점 여·수신 근무 등 희망과 다른 일을 해야 할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정해근 팀장은 “후배들이 스카우트 공세를 받을 때 누구보다 더한 당혹감을 느낀다”고 말했다.정 팀장 자신이 지난 10년간 이같은 스카우트 공세의 대상이 돼왔기 때문이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