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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계열분리 의미는]현대전자 독립경영체제 정착 기대


현대가 현대전자를 내년에 조기 계열 분리시키기로 함에 따라 이 회사에 대한 해외 금융기관의 불안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섭 전자 사장이 현대 사태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독자적인 행보를 계속했지만 외국 금융기관들은 현대전자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을 오너로 보아 신용도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

조기계열 분리로 이러한 불신은 사라지고 박 사장의 독립경영체제가 확실히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전자의 앞날에는 조기 계열분리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과제들이 쌓여 있어 박종섭 사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우선 현대 계열사들이 현대전자 지분을 처분할 경우 누가 이 주식을 인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 현대전자 지분은 정몽헌 의장이 1.7%, 현대상선이 9.25%, 현대중공업이 7.01%, 현대엘리베이터가 1.17%를 각각 가지고 있다. 현대전자는 해외 금융컨소시엄이 이 지분을 사 줄 것을 내심 바라고 있으나 반도체 경기가 지금처럼 악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대규모 지분을 인수하려는 금융기관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정몽헌 의장이 나중에 현대전자 지분을 다시 산다는 조건아래 해외 금융기관과 이면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내놓고 있다.

현대전자 경영진이 해결해야 할 더욱 중요한 문제는 현대전자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금 조달계획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는가다. 현대전자는 최근 원화 신디케이트론 1조원, 회사채 차환발행 5000억원, 수출채권유동화 6000억원, 자산매각 5250억원, 해외매출채권 유동화 3580억원, 해외 기채5500억원 등 총 3조5330억원의 자금조달 계획을 내놓았다.

이중 자산매각, 해외매출채권 유동화, 해외 기채 등은 실현 가능성이 높지만 원화 신디케이트론, 회사채 차환, 수출채권 유동화는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상황에서 1조원의 차입이 가능할 지,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14조원에 이르는 채권시장에서 투기등급인 현대전자의 회사채가 차환발행될 지는 미지수다. 현대전자는 현재 유동성 위기는 겪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추진하는 자금 조달계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반도체 업체에 필수적인 설비투자에 심각한 차질이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독립경영체제에 들어선 박종섭사장의 경영기반이 확고하게 자리잡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