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조주청의 지구촌 Golf라운드] 캄보디아의 유일한 골프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1 05:23

수정 2014.11.07 12:01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어둠이 내리면 거리는 밤꽃들로 넘쳐난다.

이 바닥에서 20세는 퇴출대상이다. 한 아가씨를 찍었다. 이름은 가임, 나이는 16세.

그녀를 따라 삐그덕거리는 나무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자 우리나라 60년대 청계천변의 50원짜리 여인숙같은 방이 어깨가 겨우 빠져나가는 복도를 마주보고 다닥다닥 붙어 있다.

“얼마?”

“5달러.”

사진만 찍겠다니 미안해서 어쩔줄 모르며 온갖 포즈를 다 취한다. 이곳에 5달러를 내고 들어왔다 바지춤을 추스르며 계면쩍게 나가는 사람은 그래도 양반축에 들어간다.


이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어린이 성학대가 버젓이 일어난다. 호객꾼, 일명 삐끼에게 부탁하면 400달러에 12∼13세 여자어린이를 살 수도 있다.

하룻밤이 아니라 아예 그 아이를 사서 소유하는 것이다. 10세 미만은 값이 껑충 뛰어 1000달러가 된다.

어린이를 성학대하는 이런 변태성욕자들은 버젓이 차려입은 서구신사들과 일본인·화교들로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공급책은 매춘조직을 장악한 캄보디아 마피아들이다.

거리를 방황하는 고아들이 이런 조직에 끌려가는 것은 당연하고 부모가 제발로 어린 자식을 데리고 와서 파는 일도 다반사다.

이것은 뜬소문이 아니다.

CNN이 심층 취재를 한 엄연한 현실이다. 공권력으로 매춘조직을 소탕할 수도 있지만 한푼의 달러가 아쉬운 이 나라에서는 오히려 매춘을 장려하는 인상마저 풍긴다.

이런 나라에서 단 하나의 골프코스가 새로 생겼다.

동남아 국가들 거의 모두가 그렇듯이 이 나라도 경제력은 화교들에게 집중돼 있다.

토머스 탕이라는 화교갑부가 ‘캄보디아의 국제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땅을 제공받아 94년3월6일, 첫 삽질을 시작, 97년초에 오픈했다.


프놈펜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한적한 평원에 리조트 단지와 국제회의장·양식·중식·캄보디아식 레스토랑을 갖추고 버뮤다잔디로 덮은 멋진 18홀 골프코스를 탄생시킨 것이다.

프놈펜에서는 골프코스를 물으면 사람들은 모를 뿐더러 택시기사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왜냐하면 유사이래 이 나라에 첫 골프장이 3년전 처음으로 생겨나 ‘골프’라는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