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채권·IB

[무너지는 뮤추얼펀드 신화(2)]위기 몰린 자산운용업계

박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2 05:23

수정 2014.11.07 12:00


뮤추얼펀드의 침체는 자산운용업계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회사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13개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회사를 지탱할 수 없을 만큼 채산성이 악화됐다. 평균 펀드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 16%라는 상황에서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문이나 일임매매라는 부업을 통해 문을 닫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빈사상태에 빠진 자산운용업계=올 1월 초만 하더라도 5조4000억원을 넘어섰던 자산운용사의 뮤츄얼펀드규모는 11월로 접어들면서 2조원대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자산운용규모면에서 40% 가깝게 급감한 수준이다.

2∼3개의 자산운용사를 제외하고는 자산운용규모가 1000억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그나마 자산운용의 70% 이상은 투자자문을 통해 메꿔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산해야 할 뮤추얼펀드는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펀드의 신규설정이 전혀 안된다는 점이다. 연말까지 청산해야 할 1조3000억원 규모의 뮤추얼펀드의 만기도래액은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대기매물로 남아있다. 펀드 재예치율은 26%에 그치고 있다.

◇설상가상의 외국업계 진출=토종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침체로 비틀거리는 사이 외국합작자산운용사들이 틈새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호주계 매쿼리은행과 합작한매쿼리-IMM자산운용사가 그 대표적인 예.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철저한 위험관리나 국제 기준에 맞는 준법감시제,첨단투자기법 등을 무기로 기존의 자산운용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임영환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과장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수십년 간 쌓아 온 펀드운용 기법 도입에다 막강한 자금력까지 동원할 경우 기존 자산운용사들이 설자리는 점점 더 좁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뒤 늦은 대책마련=시장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들도 투신운용사처럼 외형불리기에만 치중했지 내부 인프라구축에 인색해오다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허약한 체질을 드러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호황기때의 높았던 수익률 환상에만 매달리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꼬집고 있다.
자금 홍수 때 고갈을 대비치 못하다가 막상 시장이 악화되니까 투신운용업 겸업화니,개방형 뮤추얼펀드니 하면서 정부의 손길만 바라본다는 뜻이다.

투신운용업으로의 전환은 법적 문제가 있고,환금성 제약에서 풀려난 개방형 뮤추얼펀드도 2001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나 신규 자금유입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좋을 때 수익률 환상에만 빠져 있다가 악화로 돌아서자마자 앓는 소리를 한다”며 불만을 표시한 뒤 “자산운용사도 엄연히 시장논리를 따라야 하는 만큼 시장흐름에 대한 판단착오는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mkpark@fnnews.com 박만기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