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IMF 3년 한국경제-변하는 산업현장]IT 벤처 새 성장엔진 등장


지난 3년간은 산업부문에서는 많은 변화와 함께 기업의 부침이 잇따랐다. 한보·한신공영·한라·대농·기아 등 굴지의 기업들이 도산했다. 반면 정보기술(IT)산업은 외환위기라는 상황에서 새롭게 산업계의 얼굴로 전면에 부각됐다. 전체 산업생산 및 설비투자가 지난 98년에는 감소했으나 99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후 양적인 성장을 했다. 그러나 제품구조가 범용분야에 치중되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이 늦어지면서 품질·가격·마케팅력 등 비가격 경쟁력에서 선진국은 물론 후발 경쟁국에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화·기술력 향상·사업포트폴리오 재편 등 질적인 측면의 개선이 미흡한 셈이다.

◇구조조정의 공과=과잉투자 해소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정부와 기업은 지난 3년간 자발적으로 7개 산업(석유화학·기계 및 조선·자동차·철강·섬유·반도체)부문에서 사업교환(빅딜)·인수개발(M&A) 등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구조조정 와중에 외국계 자본의 직접투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업종은 외국계 자본이 장악하는 결과도 낳았다.

초산·신문용지·판박알루미늄 등은 외국계 자본이 시장의 70%를 차지했고 자동차 부품, 중공업 등의 핵심기업을 인수하기까지 했다. 외환위기 이후 정보통신·네트워크·인터넷 등 IT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한 반면 전통산업은 상대적으로 침체의 국면을 맞았다. IT산업의 생산증가율이 98∼2000년간 연평균 44.1%에 달한 반면 전통산업은 고작 5.7%에 그쳤다.

설비투자도 IT산업은 98∼2000년간 연평균 8.1% 증가한 반면 전통산업은 -21.2%로 오히려 줄었다. 반도체·컴퓨터 등 IT산업의 수출비중(2000년 1∼8월)이 97년에 비해 각각 2.3%, 4.0% 증가했지만 자동차·선박·철강 등은 감소했다.

◇벤처 IT산업의 급부상=젊은층이 중심이 되어 벤처산업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벤처산업 육성을 택한 것이 주된 요인이었다. 벤처기업은 98년 304개에서 2000년말 1만개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많은 벤처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기술력이 있는 기업들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동하고 있다. 정보통신·생명공학분야에서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활발하다.

◇그렇다면 지금은=기업구조정에 있어서는 부실업체들에 대한 처리가 지연됐고 잠재부실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5대그룹 구조조정의 경우 98년 2월 이후 정기적인 이행상황 점검을 통해서 상당한 효과를 거뒀으나 최근 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 지연이 경제불안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98년 7월 고합그룹 등의 워크아웃이 시작된 이래 모두 76개 업체가 워크아웃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으나 그 성과는 미흡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단기 보완책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도체가격 하락, 건설경기 침체, 대기업 부도 등으로 국내경제의 체질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따라서 서툰 구조조정은 자칫 성장기반을 훼손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냉철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입안·추진해야할 시기다.

/ 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