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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기업 풍속도]영욕 교차…돈 안되면 시장퇴출 일반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2 05:23

수정 2014.11.07 12:00


국제통화기금(IMF)이후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는 물론 기업의 판도 역시 크게 달라졌다.경영환경의 변화는 종전 매출 위주에서 수익위주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이에따른 기업의 흥망성쇠도 극심하게 교차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달라진 기업 ‘풍속도’=수익성이 없으면 자의건 타의건 ‘시장퇴출’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기본적인 원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이에따라 각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이 없는 부문을 과감히 잘라내고 있다.이에따라 사업부별로 수익을 따져 이에따른 사업부문의 확대 또는 아예 철수하는 사례가 일반화됐다.

또 기업의 의사결정이 이사회 중심으로 변화해 가면서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한 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국회와 재정경제부는 소액주주·채권단·소비자단체의 추천인사들이 상장사 사외이사의 절반을 차지하도록 하는 안도 추진중인 상황이다.그러나 사외이사제 등은 아직 도입단계에 불과하다.

이와함께 각기업의 문어발식 선단경영의 표상으로 인식됐던 비서실도 구조조정본부로 바뀐 뒤 사라져가는 수순을 밟고 있으며 차입경영의 차단에 따른 개별 계열사위주의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연봉제도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른 업무의 집중도 강화 등의 추세가 완연해지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정부의 독려와 기업의 자발적인 고강도 구조조정에 힘 입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가 가격 급락, 유가 고공행진 지속,국내 금융시장 경색 등에 따른 위기감으로 기업의 내실다지기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30기업의 부침 현황=IMF이후 경영을 잘하는 기업은 생존과 번영의 길을 계속 걷지만 경영이 부실한 기업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자산총액 기준으로 재계 1위를 달리던 현대는 올 들어 급속한 핵분열을 시작, 지난 20일 현대건설 자구안 발표를 통해 정몽구-정몽헌-정몽준 계열의 3개 소그룹위주의 분할계획이 확정됐다.이에따라 현대는 계열분리 계획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정몽구 계열의 자동차 소그룹이 재계 4위, 정몽헌 계열이 5위,계열분리될 전자부문이 6위, 중공업 등 정몽준 계열이 9∼11위로 내려앉게 된다.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도 과도한 차입경영의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지난해 해체됐다.계열분리된 대우와 대우전자가 각각 재계 7위와 2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사실상 해체의 길을 걷고 있는 기업은 동아그룹을 비롯, 한라·해태·신호·강원산업·진로·뉴코아·거평 등이 꼽힌다.동아그룹은 최근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의 퇴출판정으로 사라지게 됐으며 한라·해태 등도 자산및 지분매각 등의 과정을 통해 그룹이 해체됐다.

반면 삼성그룹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엄청난 순익을 내면서 재계 1위자리로 자리를 굳게 잡았다.두산과 한화 역시 발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재계 위상을 굳건히 다진 사례에 속한다.

이와함께 기존 그룹에서 계열분리된 기업과 건실한 중견그룹들도 퇴출그룹이 빠진 자리를 메우면서 재계순위를 수단계씩 뛰어올랐다.
◆ 사진설명: 자산순위로 재계 1위였던 현대는 정몽구-정몽준-정몽헌 소그룹으로 분리되면서 소그룹의 재계순위는 4∼11위를 기록하게 됐다.현대그룹 사옥 전경.

/ smnam@fnnews.com 남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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