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실적]정보통신산업 '나홀로 고성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2 05:23

수정 2014.11.07 12:00


경제상황 악화로 소비가 2년여 만에 감소하는 등 불황조짐이 뚜렷하지만 정보통신분야의 수출이 지표상의 호황을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체감경기와 경제지표의 괴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3.3% 증가해 1·4분기와 2·4분기의 성장률 1.7%와 1.2%를 크게 넘어섰다. 그러나 이는 지표상의 ‘착시’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이는 9월 이후의 유가급등과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벤처기업 몰락 등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한은은 4·4분기 이후에는 이같은 성장세마저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 수출증가가 성장 주요인=정보통신산업의 성장률은 3·4분기 중 전체 성장률의 5배에 가까운 43.3%에 달했다.
정보통신산업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6분기째 40% 이상의 급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증가에 대한 기여율도 72.8%로 집계돼 3·4분기 GDP 고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GDP성장의 59.6%를 차지하는 정보통신분야가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7%에 불과해 실질적인 경제선도 기능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성태 한은 부총재보는 “아직 마땅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통분야의 생산 비중이 너무 높다”며 “더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분야의 생산비중이 더욱 높아져야 선도부문의 고성장이 경제 전반의 성장을 이끌게 된다”고 지적했다.

◇민간소비 9분기 만에 감소=3·4분기 중 민간소비지출은 2·4분기에 비해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지출은 98년 2·4분기 중 0.3% 감소한 이후 줄곧 2∼3%대의 증가세를 보여왔었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8월 말부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현대건설 문제가 대두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수요면에서 내수와 수출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정보통신분야 수출이 늘면서 지표는 좋아지는데 내수는 위축되는 것이 지표와 체감경기가 차이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도 3·4분기 중 5.1% 감소해 전분기 7.6% 감소를 기록한 이후 2분기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4.8%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동기 대비로도 3.5% 감소했다

◇연중 성장률은 8∼9% 전망=한은은 3·4분기까지의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4·4분기 중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연중 8∼9%대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7순환 성장기의 ‘경기 정점’은 아직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01년에도 이같은 고성장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민간의 소비위축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통화·재정긴축이 없더라도 성장률은 8% 이하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적정 성장률로 간주되는 5∼6%를 넘지 않는 거시경제지표 운용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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