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안한 금융시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2 05:23

수정 2014.11.07 12:00


금융시장이 또다시 불안해지고 있다.원화환율은 21일 장중 한 때 달러당 1172원까지 치솟는 폭등세를 보이다 정부의 긴급환율안정대책회의 소집의 영향으로 다소 진정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하다.환율이 술렁이면서 종합주가지수는 하락하고 하향안정세를 보이던 금리는 오르고 있다.

원화환율이 불안한 것은 동남아시아 통화불안이 지속되는데다 구조조정 지연이라는 내부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동남아시아 통화환율은 금년들어 정치권의 뇌물사건과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불안한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악재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제 2차 기업퇴출명단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신뢰감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객예탁금이 급감하고 있으며 경기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어 하락추세를 부추기고 있다.증시기반을 넓히기 위해 정부가 세액공제 및 비과세혜택이 주어지는 근로자 주식저축을 부활시킬 방침이지만 아직 시장은 별 반응이 없다.

채권시장도 환율의 불안으로 갈피를 못잡고 있다.하락세를 보이던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구조조정의 차질, 노조파업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는데다 환율이 술렁일 경우 당분간 금리는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문제는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경제전반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는데 있다.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 금리를 상승케하여 기업의 자금사정을 악화시킨다.더욱 큰 문제는 환율이 불안하면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외국투자가들이 보유주식을 매도하게 되고 이는 곧 주식가격의 폭락과 환율급등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여 제2의 외환위기로 연결될수도 있다는 점이다.금년들어 원화환율 변동분의 약 85%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위기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한번 보여 주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우선 환율시장을 안정시켜 환율 급변동에 따르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또한 동남아 통화불안이 전염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확충하는 한편 부실은행 및 부실기업을 원칙대로 처리하여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동남아국가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신시켜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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