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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망과 시장개입 논란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과 함께 다시 외환위기가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극단적 비관론 마저 대두되고 있다.


경제연구기관들이 원·달러 환율전망을 속속 수정하고 있고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위기상황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결과=금융기관의 대외자산부채 현황을 점검한 금융감독원은 일단 국내 은행과 종금사의 외화유동성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백영수 금감원 국제감독국장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단기 외화부채 대비 외화자산(3개월내 유동화할 수 있는 외화자산)비율,즉 외화유동성 비율이 110%에 이른다”며 “지난 97년말 외환위기때와 같은 만기불일치(미스매칭)에 따른 위기상황은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가와 외국인 외환딜러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원·달러환율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는 한 달러당 1200원에 이를 때까지는 환차손 때문에 빠져나갈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이 관계자는 다만 국내 정치불안이 지속될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외환당국의 직접 개입 논란=원화환율이 지난 20일 이후 3일동안 35원이나 급등하면서 당국의 직접 개입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일부 딜러들은 “이미 국책은행이나 공기업을 동원한 간접 개입이 이뤄졌다”며 “이보다는 직접 개입을 통한 시장 안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대만의 경우 섣부른 개입이 더 큰 환율 상승의 원인이 됐다”며 “외환위기 직전 경험에 비춰볼 때도 중앙은행의 개입은 실효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국책 연구기관의 외환전문가도 “경제상황이든 불안심리든 환율에 어느 정도 반영시키는 편이 충격흡수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진근 연세대 교수는 “현재 외환보유액이 900억달러에 달하지만 이 규모가 10%만 줄어들더라도 불안심리가 급속히 확산돼 ‘달러 사재기’가 가열될 것”이라며 당국의 신중한 대응을 강조했다.또 다른 전문가는 “지난 21일 재정경제부 장관이 ‘직접 개입은 없다’고 언급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조치”라며 “그보다는 중앙은행차원에서 ‘언제라도 개입할 수도 있다’는 개연성을 확보하고 있는게 시장 안정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한은 관계자들은 22일 오후 늦게 환율 급등에 대한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 환율전망 수정=최근 원화 환율이 급등한 것과 관련,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연말 환율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그러나 이들 기관은 최근의 환율 상승이 다분히 심리적인 요인에서 주로 비롯됐다고 판단,장기적으로는 원화가치가 다시 강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계 씨티은행은 최근 원·달러환율의 1개월후 전망치를 달러당 1170원으로 올려잡았다.씨티은행은 또 3개월 후에는 원·달러환율이 1180원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은행은 그러나 앞으로 1년후엔 원화환율이 다시 112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도 일일시장 보고서에서 오는 12월 중순 이전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그러나 그후 수출대금이 들어오면서 원화환율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산업은행도 당초 1120원으로 전망한 올 연말 환율 예상치를 10원 정도 올려 잡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