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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일드 투기債늘어 高위험 가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3 05:23

수정 2014.11.07 11:59


만기도래한 하이일드 펀드가 속속 청산됨에 따라 남아 있는 다른 하이일드 펀드의 투기채 편입 비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만기연장된 펀드의 경우 일부 환매로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편입된 투기채들은 마땅한 소화처가 없어 대부분 펀드내에 남을 전망이다.

청산된 펀드에 편입된 투기채들도 일부는 판매증권사나 투신사가 미매각으로 떠안는다고 해도 나머지는 후순위채펀드(CBO펀드)나 다른 하이일드펀드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만기자금 대부분 펀드 밖으로 빠져나가=하이일드펀드의 만기자금은 대부분 비과세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등 다른 투자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기존 펀드에 그대로 남아있는 자금은 별로 없다.

23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현재 하이일드펀드 만기자금 1조8000억원 중 70%를 넘는 1조3000억원 가량이 기존 하이일드 펀드를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금이 완전히 인출돼 해지된 펀드는 거의 없다.17일 현재 34개 펀드의 만기가 지났으나 절반인 17개 펀드만이 청산되고 나머지는 재운용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채 비율 높아질 전망=펀드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이 많을수록 청산되지 않고 남아있는 다른 하이일드펀드의 투자위험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객이 다른 대체펀드로 이동하든,인출하든 투신사는 일단 환매를 해줘야 하며,투기채는 거래가 되지 않아 처분가능한 우량자산과 유동성자산을 우선적으로 내다 팔 수밖에 없다.결국 투기채는 그대로 펀드내에 남게 될 운명이다.

투기채를 회사 내부의 다른 하이일드펀드나 CBO펀드에 팔아 환매자금을 마련할 경우엔 투기채를 사들이는 해당 펀드의 투기채비율이 증가하게 된다.

물론 이들 펀드가 BB이하 채권과 기업어음(CP)등을 50%이상 편입할 수 있어 약관상 문제는 없으나 투자자들의 항의는 불보듯 뻔하다.

◇투기채 소화에 정부가 나서야=투신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투기채를 소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H투신 한 관계자는 “투기채를 소화하기 위해 비과세고수익펀드를 만들었지만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대상 고객층이 같은 기존 비과세펀드와 중복가입이 되지 않고 투기채가 편입될 수 있다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신용공황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신상품 개발로는 문제해결이 안된다”며 “정부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자금을 조성해 투기채를 소화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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