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상선 200억규모 외자유치 추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4 05:24

수정 2014.11.07 11:59


현대상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장기운송계약’(COA)을 담보로 2000여억원의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선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다 최근 한진해운이 ‘해상운임’을 담보로 미국에서 ABCP 발행을 통해 1억5000만달러(1650억원)를 조달하는데 성공함에 따라 현대의 ABCP발행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4일 산업은행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국내 대형 하주인 포항제철과 체결한 COA의 4∼5년간 미래가치(연 400억원)를 담보로 현재 산업은행과 1600억∼2000억원 규모의 ABCP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ABCP금리는 현재 산업은행과 네고중으로, 포철과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이 높아 우량금리인 7.1∼7.2%+1%(가산금리)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ABCP제도는 선진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의 한 방법으로 각광받는 기법으로 만기가 짧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 뒤 해당 ABS 만기시점부터 유동화자산의 만기 때까지 주기적으로 CP를 차환 발행(Revolving)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현대상선은 COA를 기초로 CP를 발행, 만기시 차환 발행하는 구조로 자금을 유치하게 된다.


현대상선 등 선사들이 이처럼 ABCP발행에 나서는 것은 ABCP 이자율이 낮게 책정돼 기존의 높은 금리로 조달된 자본비용을 우선적으로 갚을 경우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을 대폭 확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유치자금을 올 연말과 내년 2월에 각각 돌아오는 650억원과 1000억원의 회사채 상환에 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대의 ABCP발행은 그동안 단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미래자산을 담보로 한다는 점 때문에 현재 금융당국의 법률적 검토를 받고 있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과거 운임수입을 담보로 했기에 ABCP발행이 수월했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미래자산을 담보로 ABCP를 국내에서 발행한 적이 없고 ABCP발행과 관련한 기준도 없다”며 “따라서 현재 금융감독원이 ABCP 매입에 따른 향후 리스크 유무 등 법률?제도적 검토를 하고 있어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COA(contract of affreightment)=특정화주와 선사가 특정화물을 대상으로 특정기간을 정해놓고 지정된 서비스구간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형태의 운송계약을 말한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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