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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황 오는가―미국]지표 ´빨간불´…10년호황 마감 예고



세계 경제의 엔진 미국 경제가 싸늘히 식고 있다. 누가 백악관을 차지하든 통치의 정통성에 이의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내년 이후 ‘미국호(號)’의 진로가 불투명하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최신호에서 6차례에 걸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과 고유가,주가하락과 정보기술(IT) 산업의 침체 등 미 경제가 총체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총생산(GDP) 등 각종 경제지표가 성장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10년 장기호황을 뒷받침해 온 신경제의 기반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연 5%로 예상되는 성장률은 내년엔 지난 95년 이래 최저치인 3%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순익 전망은 더 나쁘다. 올해 세후 순익 증가율을 15%로 전망한 모건 스탠리는 내년엔 증가율이 0.9%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선임 이코노미스트 리차드 버너는 “설사 전반적인 경제가 연착륙하더라도 기업 순익은 경착륙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투자 위축=기업순익 감소 예상에 따라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이탈하면 주가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는 다시 개인의 지출 감소를 불러오며 결국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투자 위축은 신경제의 핵심 축인 닷컴기업의 성장을 제한한다.

현재 많은 닷컴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시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투자는 고사하고 줄줄이 파산할 운명이다.

통신업체 AT&T,월드콤 등은 예상보다 저조한 매출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한때 잘 나가던 콜로라도주의 ICG 커뮤니케이션즈 같은 업체는 부도 처리되는 쓰라림을 맛봤다.

돈줄이 막히는 것은 비단 닷컴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다.옛경제 업종도 생산량 감소를 겪고 있다.3·4분기 가전·사무용품 생산이 전분기보다 32%,트럭은 25% 감소했다. 옛경제 전체로는 2·4분기보다 2% 줄었다.

자동차 판매도 감소하고 있다.미쓰비시 자동차의 최고경영자(CEO) 소노베 다카하시는 “지난 9월부터 미 자동차 시장은 구매 감소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기업·개인 부채 증가=빚은 경기가 활황일 때는 문제점이 가려있지만 불황으로 접어들면 경제를 짓누르는 위험 요인이 된다.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부실기업의 잇따른 파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최근 4·4분기 손실이 악성부채로 인해 전분기의 2배인 8억7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년간 미국 기업의 부채는 GDP 증가율의 2배가 넘는 13%의 급증세를 기록했고 가계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리져널 파이낸셜 어소시에이츠(RFA)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특히 저소득층에서 차입이 많으며 그만큼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지출 감소=산매유통업체는 하루가 다르게 손님이 줄고 있다. 10월 중 산매 매출은 전월비 0.1% 증가에 그쳤다.

기름값과 집값은 다락처럼 오른 반면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진 것이 원인이다.

미 농무부의 선임연구원 리자 고르스키는 “아파트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소비 지출이 감소했다”면서 “자동차 구매,휴가,연휴 쇼핑 등 모든 분야의 씀씀이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GDP의 3분의2 가량을 차지하는 소비지출 감소는 경기 둔화세를 가중시키고 이는 다시 소비지출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