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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필립스와 외자유치 합작]LG, IMT사업´실탄´확보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7 05:24

수정 2014.11.07 11:57


LG전자와 필립스의 브라운관 사업 합작을 통한 외자유치는 재무구조 개선과 IMT-2000 등 차세대 승부사업에 들어갈 자금이 필요한 LG전자와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을 강화하려는 필립스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작품이다.

이로써 LG전자는 우선 LG정보통신과의 합병 등을 통해 8조원이 넘어선 총 부채 규모를 줄여 284%가 넘는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게 됐다. 또 LG글로콤(IMT-2000 컨소시엄)의 50%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서 2001년 초까지 마련해야 했던 정부출연금과 자본금 5000여억원의 융통도 용이해졌다.

올 11월 현재 LG전자의 부채 총액은 8조7572억원. 이 가운데 회사채 발행 총 잔고는 3조원이며 올해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는 3300억원이다. 또 2001년 상반기에는 270억원의 회사채가 돌아온다.

세계 브라운관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필립스는 TV용 브라운관(CPT)과 모니터용 브라운관(CDT) 생산비중이 7대3으로 CDT부문이 취약하다.
2005년까지 브라운관 연평균 예상 성장률은 CPT가 5%대인 데 비해 CDT는 7%대로 상대적으로 높다. LG전자와 합작법인을 세울 경우 필립스는 CDT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생산법인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LG전자로서는 외자유치 외에 필립스의 마케팅력과 판매망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한편 LG전자가 지난해 TFT-LCD합작에 이어 최근 저장장치부문까지 해외업체와 합작을 전개,외자를 유치하는 것은 2003년으로 예정된 지주회사전환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TFT-LCD부분에서 필립스와 합작,LG필립스LCD를 설립하면서 16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차입 등이 포함된 것이 아닌 지분매각에 의한 순수 외자유치로는 국내 단일 기업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번 합작법인의 본사는 홍콩에 둘 예정이며 제조와 영업을 총괄하는 4개의 지역법인이 미주,유럽,중국,아시아 지역에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14.8%로 2위인 필립스와 12.9%로 3위인 LG전자 합작으로 두 회사 합작법인은 점유율 15.6%의 삼성SDI를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브라운관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11억달러의 자산가치를 더 인정받은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LG전자의 완전평면 CDT 기술에 필립스의 CRT 기술과 강력한 브랜드를 결합,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LG그룹이 합작법인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필립스도 LG전자의 생산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이같은 합작법인 설립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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