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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경제]통화지표 신규 편제…국가 총유동성 파악 잣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9 05:25

수정 2014.11.07 11:56


일반적으로 시중에 돈이 한 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해 필요 이상으로 많거나 또는 적게 풀려 있으면 국민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물가가 오르게 되고 반대로 돈이 적게 풀리면 소비와 투자가 줄어 전반적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총량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여 물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통되는 돈의 양이 얼마나 되는 지를 파악해야 되는 데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잣대가 통화지표다.

돈이란 개념에는 우리 지갑속에 들어 있는 현금뿐만 아니라 은행 정기예금이나 투신운용사의 수익증권 등 유동성 정도가 서로 다른 수많은 금융상품들이 포함될 수 있어 한가지 지표만으로 돈의 양을 파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은행에서는 1951년 3월 통화지표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에는 M1, M2, MCT 및 M3 등 4가지 종류의 지표를 편제해 오고 있다.
현행 통화지표중 M1 및 M2는 은행이 취급하는 금융상품만을 포괄대상으로 하고 이와 비슷한 유동성을 지닌 비통화금융기관의 금융상품은 제외되어 있는 등 통화지표가 금융자산 중심이 아닌 금융기관 중심으로 편제되고 있어 실제 유동성 수준을 정확히 반영하는데 다소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최근 IMF에서는 금융혁신의 급진전 등으로 은행과 비통화금융기관간의 구분이 모호해짐에 따라 통화지표는 금융자산 중심으로 작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에서는 현행 통화지표의 한계를 보완하고 국제기준에 맞는 통화지표를 편제하고자 새로운 통화지표 편제계획을 지난 6월 마련하고, 이를 올 하반기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이번에 새로 편제하고자 하는 통화지표에는 협의의 통화지표(M1E),광의의 통화지표(M2E) 및 최광의의 통화지표(M3E) 등 3가지가 있다.

먼저 협의의 통화지표인 M1E는 우리가 물건을 사거나 돈을 쓸 필요가 있을 때 언제든지 지급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나 요구불예금, 저축예금과 같은 입출이 자유로운 저축성예금으로 정의된다.
광의의 통화지표인 M2E는 M1E보다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로서 여기에는 M1E에 포함되는 금융상품외에 이자가 지급되는 저축성예금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각종 통화성 부채를 추가한 것으로 가치저장 수단의 기능까지를 포괄하는 지표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한편 최광의의 통화지표인 M3E는 모든 금융기관과 예금을 취급하지 않는 연·기금 등의 통화성부채까지도 포괄하는 가장 넓은 개념의 통화지표로서 한 나라의 총유동성 지표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은행에서는 이상과 같은 통화지표를 단계적으로 개발하되 M1E 및 M2E는 2001년말까지 개발완료하고 2002년 1월부터 공식 편제하여 대외공표할 방침이다.


새로 편제하게 되는 통화지표는 무엇보다도 금융상품의 유동성 정도를 기준으로 하여 포괄범위가 정해짐에 따라 유동성 판단지표로서 통화지표의 유효성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식 :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통화금융통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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