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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고어 강경노선 속뜻은…역전시도냐,차기포석인가


지난 25년간의 정치 역정을 온건·합리주의로 일관해 오던 미국 앨 고어 부통령의 인내력이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시험대에 올랐다.

고어는 지난 27일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대국민 성명에서 플로리다주가 발표한 선거 개표 결과가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설은 공화당 부시 후보의 대선 승리 기정사실화에 쐐기를 박고 여론이 따라준다면 향후 법정 싸움을 통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평소 신중한 정치인으로 알려진 고어의 대국민 성명에 대한 반응이 아직 엇갈리고 있어 그의 정면돌파 전략이 힘을 얻고 있는 지를 판단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고어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으로 고어 후보의 TV 대선 토론회 지원팀에서 일한 폴 베갈라는 “고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은 물론 갈수록 강경한 자세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어 후보가 “온건파가 주류인 중부지역 유권자들에 대해 선거 불복이 얼마나 합리성을 안고 있는지와 온 나라를 소모적인 법정 공방으로 몰고갈 뜻이 없음을 납득시켜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어 후보의 한 측근은 현재 민주당이 처한 국면은 “장기적이고 신중한 전략이 아니라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비상 시국”이라며 “옳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밀어붙이는 것이 고어 후보의 숨겨진 면모”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고어는 당초 1차 대선 결과가 나오자 승복할 뜻이 있었으나 플로리다주 캐서린 해리스 내무장관 등이 보여준 당략적인 태도에 분개해 강경자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어가 현재 취하고 있는 전략은 단순히 이번 대선뿐 아니라 4년 뒤 대통령 선거와 그에 앞선 민주당 후보 지명전을 겨냥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