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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젠트신화´무너지나…계열사 유동성 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9 05:25

수정 2014.11.07 11:56


리젠트그룹이 한국 진출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종금,보험,증권사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한 리젠트가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극심한 유동성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리젠트종금의 인출사태에서 시작된 리젠트그룹의 위기는 29일 거래 기관들의 협조로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뢰’가 생명인 금융산업의 속성상 이번 위기를 넘기더라도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리젠트 버틸 수 있을까=리젠트그룹이 국내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9억달러(약 1조원). ‘투기자본’이라는 오명도 있지만 부실 금융기관을 인수해 회생시키는 능력이 뛰어나 국내 금융계에서 차지하는 위상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치명타를 맞고 있다.


우선 종금사에 예금인출이 몰리면서 영업정지 얘기까지 나돌았다. 29일 오전엔 증권거래소가 리젠트종금에 대해 매매거래를 2시간 가량 중단시키기도 했다. 설상가상 리젠트증권은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리젠트화재도 지급여력 확충을 위해 대주주인 코리아온라인(KOL)과 리젠트종금으로부터 각각 455억1292만원과 140억원의 후순위 차입금을 지원받기로 돼 있으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경영개선명령 유예중인 리젠트화재는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리젠트측과 자본참여 협상을 벌여오던 국제화재도 생존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금융계에 미치는 파장은=이날 리젠트종금에는 대구은행 100억원,국민은행 300억원 등 400억원의 만기가 도래했지만 3억8000만원의 이자만 먼저 지급하고 원금상환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리젠트종금은 올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 10월말까지 당기순익 74억원,영업이익 641억원을 낼 정도로 견실한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이 종금사가 한 순간에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다른 종금사들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더구나 리젠트그룹이 종금뿐 아니라 보험사,증권사,자산운용사 등을 고루 갖춘 종합금융그룹이라는 점에서 한 곳의 위기가 전체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 rich@fnnews.com 전형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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