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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 이탈 가속화


종금·금고 등 제2금융권의 자금 ‘엑소더스’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정현준·진승현 사건 등 종금·금고과 관련된 대형 금융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고객 신뢰를 잃은 2금융권 금융기관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막바지 2차 금융구조조정과 내년 예금부분보장제 시행과 맞물려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투신사와 은행신탁계정에서도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어 금융과 실물경제간 자금의 교량역할을 하는 제2금융권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상태다.

반면 은행권에는 2금융권을 이탈한 자금이 쇄도해 최근 일주일새 주요 우량 은행마다 수천억원씩 수신이 불었다.

◇2금융권 자금 엑소더스=한국은행에 따르면 종금사 수신은 지난달 24일 215억원이 빠져나간데 이어 25일에는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532억원이 이탈했다.이같은 수신이탈은 27일에도 이어져 이날 하룻동안 5034억원이나 감소했다.지난달 종금사 수신은 27일까지 1조원 넘게 격감해 10월의 수신감소 금액인 1910억원의 다섯배를 넘고 있다.

회사채 최대 매수처인 투신사와 은행의 신탁계정은 최근의 금고 불법대출사건의 직접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증시침체 등의 여파로 수탁고 감소세가 여전하다. 이로 인해 금융권에 넘쳐나는 자금이 기업으로 들어갈 통로도 거의 완전히 막혀 버렸다.

◇쇄도하는 은행예금=한빛은행의 경우 열린금고 사건이 터진 지난달 23일 총수신이 51조609억원이었으나 1주일 뒤인 지난달 29일에는 51조6992억원으로 무려 638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은행도 53조6553억원에서 54조633억원으로 4080억원,한미은행은 23조7886억원에서 24조66억원으로 2180억원이 각각 늘었다. 신한·하나은행도 이 기간중 각각 1792억원과 1224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외환은행은 이 기간증 총수신이 8785억원이나 줄어 대조를 이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은 소폭의 감소에 그쳤으나 과거 한외종금을 본점내 종합금융부로 편입시켜 설정한 종금계정에서 약 4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가면서 수신규모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역시 현대종금 합병후 설정한 종금계정에서 3000억∼4000억원이 빠져나가면서 39조4652억원에서 38조6238억원으로 8414억원 줄었다.

금융전문가들은 종금사의 예금 이탈이 회사채 시장에 직접적인 악재는 아니지만 신탁·투신의 몰락과 기업대출은 꺼린 채 국공채 투자에만 열을 올리는 은행권의 보수적 자금운용 등으로 인해 돈의 흐름이 갈수록 기형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ykyi@fnnews.com 이영규·장경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