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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아시아펀드 청산영향(해설)

박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30 05:25

수정 2014.11.07 11:55


극도로 불안한 국내증시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리아 아시아 펀드의 매물경보’가 켜졌다.

지난 91년 조성된 코리아 아시아펀드가 런던거래소에서 지난달 27일 상장폐지 돼 청산절차에 돌입했다. 이 펀드의 청산이 국내증시에 주는 가장 큰 영향은 수급불안 가중과 외국인들의 국내증시에 대한 비관적 전망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 아시아펀드는 지난 3월말 현재 3억6320만달러 규모로 알려졌으며 주총이 열린 지난달 27일 이후 4주안에 펀드청산을 통해 자산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해야 한다.

코리아아시아펀드의 정확한 운용내역은 현재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총 2억2000만달러 정도가 주식에 투자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급불안 가중될 듯=코리아아시아펀드에 편입돼 있는 한국주식 비중이 아직 정확히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앞으로 4주 동안은 국내증시의 수급불안양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볼 때 삼성전자 주식의 편입비중이 13%(3423만달러)에 달하고 있는데다 포항제철,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핵심블루칩들도 적게는 2.31%(600만달러)에서 8.65%(2200만달러)까지 코리아아시아펀드에 편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아직 정확한 편입종목 및 비중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펀드 조성목적 자체가 한국과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였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블루칩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여져 향후 증시수급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증시 체력의 약화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물량은 무난히 소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박형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0억원 정도의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지만 않는다면 이 물량이 국내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더 큰 부담은 투자심리 위축=코리아 아시아펀드의 청산에 따른 수급불안보다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 위축이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리아 아시아펀드의 런던거래소 올해 연중 최고가는 34.2달러. 그러나 거래 마지막 날인 지난달 27일 가격은 2.9달러였다. 이는 연중최저치인 2.55달러에 근접하는 가격이었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아시아펀드가 런던거래소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던 것은 그만큼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총에서 펀드청산에 동의한 외국인들은 한국증시 투자를 통해 얻을 것이 더 이상 없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싸늘한 시각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특히 펀드 청산 자금이 외국으로 유출될 것이 확실해 현재 급등세에 있는 원·달러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vicman@fnnews.com 박성호·서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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