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운강국 조선대국] 21세기 승부수는 고부가船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3 05:26

수정 2014.11.07 11:54


´21세기의 승부수는 고부가가치선’.

20세기가 유럽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진화한 제조업의 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는 정보혁명의 지식사회다. 사회?경제적 가치변화, 기술혁신, 시장요구 변화에 따라 조선업의 미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만큼 우리 조선산업이 명실상부한 세계 1위로 자리매김하려면 기술의 완전자립과 신기술개발, 국제시장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해 현행 가격경쟁체제에서 기술경쟁체제로 신속히 옮아가야 한다는게 조선인의 일치된 생각이다.

또 수요자 요구를 수용하는 수동적 자세에서 수요을 창출하는 미래지향적 기술개발에 역점을 둬야한다는 요청도 적지않다. 21세기 조선산업에 미치는 주요 요인은 환경문제 및 자원부족 문제, 디지털정보기술 발전,극한기술, 삶의 질 향상 등으로 분석된다.

결국 새천년에는 기존 상선에 대해서는 자동화기술을 도입, 운항효율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 범용선 중심의 사업중심체제를 원유시추?심해탐사 등 해양개발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극한기술선, 여객선?크루즈선 등 호화유람선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는게 조선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급선회하는 국내업체 움직임=국내조선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사업체제 개편을 준비해왔다. 일반 상선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할 경우 저임금을 ‘무기’로 한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업체가 여객선을 수주한 것은 지난 98년부터였다. 삼성중공업이 그리스 미노얀사로부터 초대형 카페리선 4척을 수주하며 ‘여객선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대우중공업이 그리스 스트링치스사와 이탈리아 모비라인사로부터 페리선 5척을 수주한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스웨덴 스테나사로부터 페리선 2척을 수주한데 이어 크루즈선 진출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LNG선의 경우 지난해 현대중공업에 이어 대우중공업이 벨기에 엑스마사와 노르웨이 베르겐센사로부터 각각 1척씩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영국의 BP아모코사로부터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이로써 국내 ‘빅3’업체인 현대·삼성·대우 등 모두가 해외 여객선 및 LNG선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성공사례, 삼성중공업의 변신=기존 일반 상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고부가선 중심으로 발빠르게 변신한 대표적인 업체는 삼성중공업.

지난 95년까지만 해도 삼성중공업의 고부가선 비중은 28.6%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삼성의 가스운반선, 원유개발선, 초대형 페리선 등 고부가선의 비중은 자그마치 63.7%에 달한다. 삼성 관계자는 “단순가격면에서 마진이 얼마 남느냐도 중요하지만 중국 등 신흥조선국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고기술 중심의 선박생산구조 역시 21세기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바로 드릴십(DRILL SHIP)이 단적인 예다.

드릴십은 유전지역에 투입돼 원유를 탐사하는 원유시추선의 일종으로 선박과 원유시추설비가 절묘하게 결합된 첨단 고기술 선박이다. 가격도 2억달러를 웃돈다.
특히 삼성이 건조한 드릴십은 에베레스트산 높이(8848m)보다 더 깊은 곳에서도 원유를 시추할 수 있는 세계 최대규모다. 삼성은 현재 세계 유수의 오일 메이저인 코노코사·R&B사·사이펨사로부터 연속 수주, 이 분야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96년 이후 총 7척(18억달러)을 수주한 삼성은 전 세계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며 세계시장을 누비고 있다.

/ 이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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