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운강국 조선대국] 한진해운·현대상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3 05:26

수정 2014.11.07 11:54


해운업계는 세계 경제성장률 및 해상물동량에 연동하는 특성으로 인해 지난 96∼98년의 불황기를 지나 99년부터 중기적인 안정국면에 진입했다. 또한 최근 해상물동량 대비 선박의 수급구조 호전은 운임강세를 나타내며 해운업체들의 영업수익성을 개선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업계의 양대 산맥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업계 수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의 올해 예상실적 및 사업구조 특성 등을 짚어본다.

■한진해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한진해운은 매출 3조1782억원에 영업이익 2905억원,순이익 1060억원으로 각 부문 사상 최대를 기록,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올해 매출 4조2492억원,영업이익 3387억원,순이익 1319억원에 달할 것으로 LG투자증권은 예측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컨테이너 운임의 안정과 물류비용 절감을 통한 운항원가의 개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특히 지난 상반기에만 1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운송함으로써 업계 처음으로 연간 200만TEU 컨테이너 수송실적 돌파가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197만TEU를 운송해 전 세계 컨테이너 시장의 약 4%(3위)를 차지했다.

◇컨테이너선 사업 집중=한진해운은 컨테이너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컨테이너 매출비중이 지난 94년 78.1%였으나 현대상선과의 매출경쟁으로 부정기선 매출을 빠르게 확대,97년에 72.8%로 떨어졌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부정기선 비중을 축소해 컨테이너 매출비중은 99년 80.6%로 상승했다. 부정기선은 운임의 변동성이 커 선박 보유에 따른 위험이 매우 크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 97년 독일선사인 세나토라인을 인수하고 98년에는 유나이티드 얼라언스를 결성했다. 또한 운항비용을 낮추기 위해 선박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물류사업부문 강화=현재 자사선과 용선을 이용한 100여척의 선박으로 35개국,70여개 항구에 서비스가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 세계의 주요 화주의 다양한 운송수요를 소화하고 있다.

올해에는 구주·아시아·미주를 연결하는 핵심항로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신형 5600TEU급 선박 5척을 투입할 계획으로 이미 2척을 인도 받아 취항·영업중이다. 중국 주요지점 기항 증대와 더불어 아시아·구주항로 및 아시아·호주항로 서비스도 대폭 강화했다.

인터넷 물류사업도 강화했다. 지난 5월 정보통신 자회사 ‘싸이버로지텍’을 설립해 사이버 물류사업 및 인터넷 시대의 e비즈니스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단기적으로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적절한 대응전략으로 풀이된다.

◇운송사업 다각화=벌크영업 부문에 연구개발(R&D)팀을 새로 설치하고 벌크운영 시스템을 개발,철저한 수익성 관리에 나서는 한편 한국전력의 장기화물 운송계약 확보로 벌크사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미국 롱비치항에 46만평 규모의 대규모 전용터미널을 새로 확보,항만하역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운송 물류사업자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진해운은 지난달 중순 영업망 및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중국·베트남·핀란드·헝가리·칠레·베네수엘라에 지역전문가 7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해외 성장지역 개척의 첨병으로 활동하게 된다.

■현대상선

현대상선의 올 1∼9월 실적은 매출 3조9284억원에 영업이익 3750억원,순이익 671억원으로 역시 창립 이래 최고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는 올해 매출 5조12722억원,영업이익 4265억원(순이익은 미정)에 달해 사상 최대 흑자와 함께 1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하나연구소는 예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물동량 증가세와 컨테이너 운임 상승,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반인 자동차선과 전용선의 지속적인 영업호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특히 국내에 본격적인 크루즈 사업을 도입해 지난 98년 11월 금강산관광 사업을 펼쳐 남북간 화해 및 교류협력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안정적인 수익기반=현대상선은 이익의 변동성이 적은 사업으로 구성돼 다른 해운사보다 경쟁력을 갖는다. 해운업은 경기순환업종으로 운임이 변동폭이 매우 큰데 현대는 안정된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자동차선과 전용선 사업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선은 5개 선사가 전체 물동량의 81.8%를 운송하는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어 운임변동폭이 매우 작고 현대·기아자동차와 계열관계에 있어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화주로부터 일정한 이익을 보장받는 전용선 사업의 매출액이 2425억원에 달한다.

◇금강산사업=현대상선은 금강산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에 1240억원(지분율 40%)을 출자하고 금강산 유람선 사업을 하고 있다. 유람선 사업은 지난해 북한의 민간인 억류에 따른 운항중단과 기반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로 4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지난 98년 11월 이후 2년만에 35만명을 돌파했다. 이같은 빠른 성장세로 단기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현대상선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앞으로 쾌속선 운항시간 단축,관광일정 다양화,금강산려관 임대,일본인 및 해외동포의 관광 유치 등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골프장·스키장 등의 레저시설을 세워 금강산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영업력 강화=선대 규모와 매출면에서 국내 최대 해운업체로 전 세계적으로 6위를 차지하는 현대상선은 경쟁선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효과적인 서비스 체제를 구축,국제적인 경쟁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98년 APL·MOL 등과 컨테이너선 부문의 ‘뉴월드 얼라이언스’를 결성,미주·구주 등 주력 항로에서 89척의 선박을 투입해 14개 항로를 운영하는 항로 재편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현대는 공동운항에 따른 기항지 축소로 운항시간 단축,전용부두 이용시 항구대기시간 및 비용절감 등 고객만족도 향상과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지난 4월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씨랜드사와도 제휴,올해말부터 공동운항 방식으로 대서양 항로의 영업력을 강화한다.


“외형확장 보다는 고수익 창출과 초일류 서비스 제공,최고의 경쟁력 확보 등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키워나가겠다”는 것이 김충식 사장의 생각이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