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운강국 조선대국] 삼호중공업…2001년 매출 1조돌파 옛명성 회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3 05:26

수정 2014.11.07 11:54


‘인생지사 새옹지마’.

삼호중공업의 흥망성쇠는 한 편의 드라마 처럼 극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한때 선박건조 실적 세계 5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삼호중공업(구 한라중공업)이 과잉투자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급전직하하면서 법정관리가 시작됐던 시기는 지난 97년. 이후 98년 로스차일드를 중심으로 한 투자그룹에 의해 회사 회생작업이 추진됐으나 무산되고 지난 99년 10월 현대중공업에 위탁경영 된다.

위탁경영 직전인 지난해 9월 삼호중공업의 수주잔량(일감)은 겨우 7척. 이것마저 저가로 배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익도 남지 않아 조업률은 50% 선으로 떨어졌다. 선박건조회사로서의 존재 자체마저 의문시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을 맡은지 1년만에 삼호가 해외선주로부터 수주한 물량은 54척. 이는 오는 2002년까지 일할 수 있는 조업물량이다. 조업률도 지금은 100%에 근접했고 일감이 쌓이면서 야드 곳곳에 활기가 넘쳐난다.
9000명에 이르렀던 직원수가 3300명까지 줄었다가 다시 4000명선으로 늘어났다. 삼호는 밀려드는 일감때문에 인력을 더 뽑아야 할 정도다. 부도 이후 32%나 깎였던 임금도 이제 예전 상태로 회복됐다.

삼호의 올 매출은 5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1조원을 돌파하고 오는 2002년까지 1조5000억원을 뛰어넘는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이자비용과 그동안 방치해 두었던 시설투자 재개,체불임금 지급 등으로 1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흑자전환 시기로 예상한 2004년을 2년여 앞당기는 것이다.

삼호의 성공에는 세계 1위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기술 및 노하우가 크게 작용했다. 현대중공업은 삼호와 설계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꾀했고 여기에 기존 삼호가 보유하고 있던 최첨단 설비와 젊고 우수한 인력을 철저하게 결합시켰다.
현대중공업은 또 단순 컨테이너 및 유조선 중심에서 벗어나 LNG선 등 고부가가치 수주로 전략을 수정했다. 삼호중공업의 이연재 사장은 “삼호는 LNG선 수주의 기초가 되는 인증을 갖고 있을뿐 아니라 최근 LNG선 발주가 늘고 있어 사업구조 개편에 큰 어려움이 없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사장은 “한때 세계 5위의 조선 수주량을 기록했던 경쟁력을 되찾을 날도 멀지 않았다”면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개편을 통해 내년을 흑자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kubsiwoo@fnnews.com 조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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