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 5사 향후 과제] 기술투자만이 일류도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3 05:26

수정 2014.11.07 11:54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국내 조선업체들이 ‘영원한 강자’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췄을까. 물론 아니다. 아직도 요구되는 주문은 적지않다. 무엇보다도 국내업체들이 연구개발(R&D)에 대해 좀더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무구조개선,부실처리 등으로 여유가 없다고는 하지만 R&D 투자규모가 다소 인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개월간 지연되고 있는 ‘조선 5사’의 기업간거래(B2B)출범도 조기에 매듭지어야 할 조선업계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미래를 위한 투자=최근 조선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빅5’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삼호중공업 가운데 매출액 대비 R&D투자(99년기준)가 가장 왕성한 조선업체는 한진중공업인 것으로 나타났다.한진중공업은 지난해 8695억원의 매출 가운데 101여억원(1.17%)을 R&D부문에 투자했다.금액규모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국내업체중 가장 많은 317억원을 R&D부문에 투자했다.가장 부진했던 조선업체는 삼호중공업(옛 한라중공업).지난해 610억원의 매출 가운데 1억7000만원을 R&D부문에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5년간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엔 삼성중공업의 R&D 투자가 단연 돋보인다.삼성중공업의 R&D투자비율은 지난 95년과 96년 각각 3.25%,3.86%를 보였다.그러나 IMF가 오자 R&D 투자를 축소해 98년에는 0.66%,지난해에는 0.82%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조선 5개업체의 평균 R&D투자비율은 0.77% 수준.일본 조선업체들의 평균 0.86%에 비해 저조하다.조선협회 관계자는 “ ‘실질적인 최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R&D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 B2B,조기에 출범해야=지난 여름부터 논의된 국내 5사의 ‘조선닷컴’ (가칭)이 최고경영자(CEO)선임문제로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조선닷컴은 당초 지난 9월에 닻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대표선임과 관련한 참여업체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특성상 CEO가 향후 법인 주도권행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어느 한측의 양보가 없을 경우 연내 출범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닷컴이 활성화될 경우 국내 조선업계는 부품 조달시장에서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망을 구축,막강한 ‘바잉파워’를 행사할 수 있는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
인터넷 구매규모만 해도 연간 5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단가와 기타 비용 감축 등을 통해 대략 20%의 원가절감 효과도 예상된다.
이에따라 업계 내부에서는 하루빨리 합의안을 도출,B2B시대를 선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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